증권사 "경상적 수익성 회복 중" vs 업계 "불투명"
[뉴스핌=정탁윤 기자] 신계약 부진과 역마진 확대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의 수익성이 올해를 바닥으로 내년부터는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강승권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국내 생명보험사 수익성과 관련, "지난 2010년 이후 줄곧 악화하던 경상적인 수익성이 2014년을 저점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이 근거로 먼저 보험사들의 경상적인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생보사의 경상적인 수익성은 사차(예정 사망률과 실제 사망률의 차이에 따른 손익)와 비차(예정 사업비와 실제 사업비의 차액), 그리고 이차(예정금리와 실제 운용수익률의 차액)로 구분된다.
강 연구원은 “조달 금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있고 보유 이원 하락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자차 역마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영향을 방어하기 위해 보장성보험에 판매를 집중하며 위험보험료의 증가율이 오르는 만큼, 사차마진도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생보사들의 구조조정으로 비차마진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차마진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유지비차가 구조조정을 통해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생명은 600억원, 한화생명은 27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강 연구원은 “올해 생보사의 내재가치증감율(RoEV)은 부진하겠지만, 기준금리 인하 국면이 마무리되면 경상적 수준의 RoEV 시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생보업계는 현재 연초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어 연말 추가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서 증권업계의 이런 예상이 투자자들을 위한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역마진 확대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한 예정이율보다 낮으면 역마진이 생기는데, 현재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4.5% 정도다. 과거 5% 넘는 확정금리형 상품을 판매한 것에 대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생보사의 보험료적립금(424조6000억원) 중 5%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 계약 비중(140조6000억원)이 33.1%에 이른다. 생보사 고금리 확정형 140조6000억원 중에 99조9000억원(71.1%)을 대형사가 보유하고 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내년 전망은 사실 불투명하다고 보는 게 맞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소비회복과 경기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국내 생보사의 수익성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P는 보고서에서 “저금리 환경이 계속되면서 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며 “국내 생보사의 신용지표 약화 추세가 앞으로 18~24개월 동안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보험부채 대부분의 예정이율이 4% 정도로 역마진에 대한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며 “또한 수요 감소와 시장 포화로 이미 경쟁이 심한 생보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