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

속보

더보기

[스타톡] 뮤지컬 '보이첵' 김소향 "저와 딱 맞는 캐릭터에요"

기사입력 : 2014년10월31일 07:58

최종수정 : 2014년10월31일 07:58

[뉴스핌=글 장윤원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뮤지컬 ‘보이첵’의 커튼콜, 김소향의 눈물 젖은 얼굴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뭔가를 내려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넘실거리는 감정을 한아름 껴안은 듯도 한 표정. 그 뒷면이 궁금했다.
 
“하루 공연이 끝나면 진짜 (모든 것을) 내려놓은 기분이 들어요. 막이 내려도 극에서 헤어나오기 힘들고…. 체력적인 건 괜찮은데 심적으로 가슴이 너무 아파요. 아프면서도, 이제 보이첵과 마리는 좋은 데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자유로움을 같이 느껴요. 날개를 얻은 새 같은 기분이라 해야 할지….” 
 
게오르그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 ‘보이첵’은 사랑하는 여인이 세상의 전부였던 순수한 남자 보이첵이 생체 실험을 당하고 아내의 부정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파멸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연극·오페라·영화 등으로 만들어졌지만,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김소향은 극 중 보이첵의 아내 마리를 연기한다.
 
극 중 마리는 가난과 배고픔에 갇힌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 하지만 궁핍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과 순간의 욕망에 굴복해 군악대장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곧바로 자신이 한 행동을 후회하지만, 마리의 부정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보이첵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제 원래 모습에 마리와 비슷한 면이 꽤 있어요. 잘 속고 잘 믿고… 말하자면 좀 바보 같은 면?(웃음) 또 전 힘든 상황에서도 언제나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편인데, 그런 점도 마리와 닮았어요. 현실이 어렵더라도 희망은 언제나 있고, 그 희망이 인생을 사는 힘이라 생각하거든요. 마리가 보이첵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시련을 함께 버티자’고 하는데, 그 가사가 제가 항상 제 자신에게 하는 말과 똑같아서 깜짝 놀랐어요. 아, 그리고 가끔 상상 속에서 사는 것도 비슷하네요(웃음). 현실은 어려워도 상상 속에 펼쳐진 현실은 좀더 눈부시고 아름다운 면이 많은 것 같거든요. 배우가 이렇게까지 자신과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김소향은 2001년 뮤지컬 ‘가스펠’로 데뷔, 이후 ‘페임’ ‘렌트’ ‘아이다’ ‘맘마미아’ ‘에비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드림걸즈’ ‘토요일밤의 열기’ 등 쟁쟁한 작품에 출연하며 입지를 굳혔다. 14년 경력의 김소향에게도 ‘보이첵’의 마리는 특별한 캐릭터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여자캐릭터는 수동적인데, 마리는 자신의 감정표현을 확실하게 하잖아요? 무엇보다도 ‘결정’을 자기가 한다는 게 좋았어요. 자기 자신에 대한 결정, 남편과 아이, 가정을 위한 행동이 무엇일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서 행동한다는 점이 굉장히 좋은 거예요!(웃음) 그럼으로써 강함과 연약함을 다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김소향은 마리 역에 원캐스트로 캐스팅됐다. 멀티캐스팅이 대중화 된 요즘, 흔치 않게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원캐스팅 돼 안 좋은 점은 객석에서 무대를 관람할 수 없다는 것뿐이라며 김소향은 활짝 웃는다. 앞서 트리플캐스트로 참여했던 ‘모차르트’에서는 공연장 오는 날이 적다 보내 무대에 대한 갈증이 더 생겼다고 한다.
 
“공연 기간이 한 달밖에 안 되는데 더블인 게 기본적으로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일주일 8번 공연이 있다면, 그걸 소화하는 게 뮤지컬 배우의 할 일이 아닐까요? 저희한테는 그게 직업이니까요. 지금은 멀티캐스팅이 너무 대중화돼 있지만, 전 기본적으로 원캐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에요. (멀티캐스팅을 할 경우) 드레스리허설을 한 번도 못하고 무대에 오르는 경우도 생기는데, 그러면 어떻게 양질의 공연을 선사할 수 있겠어요? 저는 기본이 원캐스트라 생각해요. 그리고 늘 그 자리 있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주위에서 힘들지 않냐고 걱정해줘도, ‘너나 나나 똑같아’라고 말할 수 있어 좋아요.”
김소향은 지난 2010년, 미국 브로드웨이를 향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한국 뮤지컬계에서 10년간 활동하며 입지를 굳혀지만, 평탄한 길 대신 도전을 택한 이유는 안주하고 싶지 않다는 열정 때문이었다. 언어적 문화적 벽은 배우로서 발전하고 싶다는 김소향의 갈망을 막지 못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는 배우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론적으로든 실기적으로든. 한국배우들은 진짜 공부 많이 해야 해요. 저 역시 한국에서 ‘에비타’를 했지만, 작곡가가 누군지 사회적 배경이 뭔지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거든요. 미국의 경우, 그들의 역사 안에 뮤지컬이 있기 때문에 모두가 각 작품에 대해 통달해 있더라고요. ‘보이첵’을 하면서 이 작품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것도 미국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된 듯해요. 이 극이 왜 이 사회에서 중요한지 지금은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게 된 것 같거든요.”
 
3년의 타지 생활. 배우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시간이었다. 힘든 일도 많았다. 한국에서와 달리 미국에서는 아시아인 역을 맡을 수 있는 기회만이 주어졌다. “역할의 폭이 한국의 백분의 일”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치면서도, 김소향은 세계 무대에 대한 꿈을 멈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미국 출신의 한국 배우가 아닌) 한국 출신 배우로는 최초로 미국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속해 있는 노동조합에 가입하기도 했다. 세계 무대에서 펼칠 김소향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보이첵’ 공연이 끝나면 바로 미국으로 들어가 조금 더 도전을 해볼 생각이에요. 홍광호 씨가 한국 출신 배우로는 최초로 웨스트엔드에 진출해 화제가 됐는데, 저 역시 미국에서 한국사람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보여주고 싶어요. 그보다 영광스러운 건 없을 것 같아요. 물론 한국에서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고 싶고. 양쪽 나라에서 앞으로 오랫동안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보이첵役 김다현-김수용, 두 남자와 호흡은?
 
김소향이 연기하는 마리는 실험 당하는 남편 보이첵이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같이 힘들어하다 군악대장을 만나 욕망에 흔들리게 된다. 동시에, 가족의 미래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는 여인이다. 보이첵 역에 김다현, 김수용이 더블캐스팅 됐다. 김소향이 두 보이첵과의 호흡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수용 오빠는 (김)다현 오빠랑 할 때만큼 스킨십을 많이 안 해요. 저희끼리는 ‘가족끼린 이러는 거 하는 거 아니야’라면서 웃기도 하고.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 있어요. 저를 지켜주고, 또 제가 지켜야 되는 가족. 수용 오빠는 사람 자체가 동정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나요?(웃음) 표정도 금방이라도 울 것 같고…. 그래선지 수용 오빠랑은 아련함이 더 있을 수 있어요. 
 
다현 오빠는 얼핏 약한 남자처럼 보이는데 실제론 굉장히 강한 남자거든요. (김수용보다) 좀더 섹시한 면이 있어요. 남자답고 섹시한?(웃음) 게이 역할을 하도 많이 하셔서 좀 여성스러울 줄 알았는데 무대 위에서 무척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뮤지컬 ‘보이첵’은 말단 군인 프린츠 보이첵과 그 아내 마리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김소향, 김다현, 김수용 외에도 배우 김법래(군악대장 역), 정의욱(중대장 역), 박성환(닥터 역), 박송권(슈미티 역)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8일까지 LG아트센터 공연. 
 
 
[사진=LG아트센터 제공(뮤지컬 ‘보이첵’ 제작발표회)]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