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금융서비스 보안성 논란…"완전한 안전지대는 없다"
[뉴스핌=이수호 기자] 검열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카카오가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를 가시화하며 금융산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LG CNS의 보안서비스 '엠페이'를 적용한 카카오페이에 이어 모바일 송금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를 내달 론칭한다. 하지만, 카드 사용자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과 빈번한 해킹 사태로 카카오 금융서비스에 대한 안전성 여부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카카오는 LG CNS의 '엠페이'를 적용한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공식화했다. 기존 국내 결제 서비스가 결제정보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고 각종 플러그인 설치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쳤다면 '엠페이'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페이팔과 알리페이 등 외국계 간편결제 서비스를 따라잡기 위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직접 판교를 방문해 힘을 실어주는 등 토종 간편결제 시스템 구축에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다음카카오 판교 본사 방문 / 김학선 기자 |
A카드사 관계자는 "보안 문제가 터졌을 때 책임을 면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의 불안감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카카오의 고객 기반이 커서 우리가 늦게 들어가면 한발 늦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앱 결제와 별반 다를 것이 없고 독단적인 결제 솔루션이 있는데 굳이 보안성이 검증안된 카카오페이에 등떠밀듯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고 말했다.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카카오페이에 편승하기 위해 내부적인 불만이 적지 않음에도 업계가 경쟁적으로 합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카카오페이의 보안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카카오페이 서비스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정부에 어깃장을 놓을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 마다 별도의 보안요건이 있어서 카카오페이를 주관하는 LG CNS와 의견을 맞춰서 진행한 것"이라며 "시장에서 쓰이기에 큰 리스크는 없어보이지만 보안이라는 것이 철저히 준비해도 사고가 터지는 것을 그 동안 사례로 보지 않았나"라고 보안 문제에 대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페이에 이어 뱅크월렛카카오 역시 보안문제가 발생했을때 책임소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엠페이를 적용한 카카오페이와 달리 뱅크월렛카카오의 경우 보안에 관한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서로가 책임을 떠넘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카카오 관계자는 "보안문제는 서비스 영역에 따라 책임소재가 갈리게 되며 아직 오픈 전이라 확실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카카오와 은행이 맡은 역할이 다르고 카카오는 플랫폼의 역할을 맡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월렛카카오를 둘러싸고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다르다는 것도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와 계약을 맺은 금융결제원은 금융위가 감독을 맡고 있지만 금감원은 뱅크월렛카카오에 참여한 은행들을 감독한다. 또한 카카오의 경우 금융업체로 분류가 되지않아 감독을 받지 않는다. 책임소재를 따질 때 명확하지 않은 체계로 인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보안에 관해서는 자신이 있다는 것이 카카오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보안등급 가군 인증을 획득하면서 가장 높은 보안성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보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해커들의 공격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금융서비스가 기존 방식보다 훨씬 안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검열논란 이후,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많이 추락한 만큼, 고객 정보 보호 측면에서 카카오가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카드 등 신용카드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돼 카드 3사에 대한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