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2년만에 자본잠식…"공기업 자회사 설립 규제해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한국가스기술공사가 무려 800억원을 투자한 열병합발전소가 준공 2년 만에 자본을 완전히 잠식당해 민간에 헐값 매각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천안을)은 14일 한국가스기술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기CES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무리한 투자와 부실경영에 대해 이 같이 지적했다.
가스기술공사는 779억원을 들여 건설한 경기CES 열병합발전소를 결국 101억원에 헐값으로 민간기업으로 매각했다.
경기CES 열병합발전소 투자는 시작단계에서부터 문제점 투성이었다. 2004년과 당시 기획재정부는 '정부투자기관 예산편성지침'을 통해 국가정책 사업을 제외하고 공기업의 자회사신설, 자회사 출자보증을 금지시켰다.
감독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산업자원부) 역시 2005년 7월 '설립목적사업과 관계없는 열병합발전소 운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스기술공사에 주의를 촉구했다.
하지만, 가스기술공사는 2005년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입확대를 내세워 경기CES의 최대주주(56.3%)로 참여해 포스코ICT(21.8%), 대륜E&S(18.4%), 삼성에버랜드(3.5%) 등과 모두 134억원을 출자했다.
가스기술공사는 사업 계획을 작성하면서 수익률을 연 6.4%로, 투자비 회수기간을 2020년까지로 계획했지만, 원유 값이 급등하면서 천연가스(LNG)가 87.7% 인상되자 매출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9년 6월 준공돼 상업운전을 시작한 경기CES는 적자 누적으로 2011년 사업 2년 만에 자본금이 완전 잠식됐다. 2012년에는 도시가스요금 69억원을 연체하면서 운전마저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발전소 건설을 위해 금융권에서 빌린 358억원의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면서 연체이자만 94억원에 달했고, 전기요금마저 16억원을 연체했다. 가스기술공사는 공사대금 151억원도 받지 못해 고스란히 부채로 떠안았다.
결국 경기CES는 2012년 8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지만 적자누적으로 운영을 못하다가 지난 2월 기업청산가치(107억원)보다 낮은 101억원에 민간기업인 ㈜티씨에스씨에 매각됐다.
박완주 의원은 "경험도 없이 자신의 설립목적과도 관계없는 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수백억씩 국민혈세를 날린 것"이라며 "무책임한 방만경영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