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시 주식 담보비율 4%에서 6%로 상향"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금융당국인 금융안정위원회(FSB·Financial Stability Board)가 '그림자금융(섀도뱅킹)'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단기대출 담보에 더 높은 규제의 벽을 세우기로 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보다 감독 기관의 규제를 덜 받는 금융기관 혹은 금융상품을 뜻한다. 헤지펀드나 사모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각) FSB가 헤지펀드·보험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인상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관들은 자금조달 방식으로 환매조건부채권 매입(레포)을 자주 사용한다. 레포 거래는 특정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리는 거래로, 만기 시점에는 해당 채권에 더 높은 이자를 적용해서 환매수하는 조건이 붙는다.
이때 담보물로 맡긴 채권을 환매수하면서 지불하는 이자를 채무상각(haircut) 비율이라고 한다.
그간 레포 시장의 채무상각 비율은 만기 1~5년짜리 회사채 기준 1%가 적용됐다. 즉 액면가(face value) 100달러짜리 채권을 담보로 맡기면 99달러를 대출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FSB가 이를 1.5%로 상향 조정하면서 대출가능 액수가 98.5달러로 줄어들었다.
주식 담보비율도 기존 4%에서 6%로 상향됐다. 예전에는 100달러를 빌릴 때 104달러짜리 주식을 담보물로 제공하면 됐으나, 이제는 106달러짜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겪은 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막으려는 조치다. 당시 금융기관들은 위기를 맞아 담보물 가치가 하락하자 조기 상환을 요구하거나 담보물을 처분하기 바빴고, 그 결과 전체 금융시장의 시스템적 위기가 더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그러니 애초에 담보물 가치 기준을 높게 산정해서 위기시 혼란이 덜 발생하게끔 사전 준비하자는 것이 이번 결정의 취지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 겸 FSB 의장은 "새로운 규제에 대해 합의안을 도출함으로써 그림자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FSB는 주요 20개국(G20)이 금융당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금융분야를 규제·감독하는 국제기준을 만들기 위해 세운 국제기구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