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시리즈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12년 프로젝트 '보이후드'의 한 장면 [사진=UPI코리아] |
[뉴스핌=김세혁 기자] 수년간 한 장소의 계절변화를 담은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다른 건 몰라도 한곳에서 진득하게 카메라를 돌렸을 끈기가 대단하지 않은가. 이렇듯 정성껏 담아낸 무언가의 성장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하물며 한 가족의 12년 역사를 담은 영화라니, 직접 마주하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 걸까?”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54)이 품었던 작은 호기심이 마침내 해답을 찾았다. 영화 ‘보이후드’는 여섯 살 꼬마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이 열여덟 소년이 되기까지 무려 12년간 계속된 특별한 프로젝트다. 10년 넘는 시간 동안 같은 배우로 촬영한 ‘보이후드’. 대자연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는 독특한 영화 ‘보이후드’가 마침내 한국 영화팬들을 찾아온다.
감독과 제작진의 열정이 가득한 이 영화는 소년 메이슨과 가족 이야기다. 엄마와 아빠, 누나를 가진 여섯 살 평범한 꼬마였던 메이슨은 엄마가 두 번 이혼하고 세 번 결혼하면서 순탄치 않은 유년기를 보낸다. 아빠가 세 명인 메이슨. 그 중에서도 가장 자신을 아끼는 첫 번째 아빠(에단 호크)와 부자의 정을 나누는 메이슨의 성장기가 ‘보이후드’ 속에 오롯이 녹아 있다.
‘보이후드’에서 돋보이는 것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독특한 작업방식이다. 연작 ‘비포 선라이즈’(1995) ‘비포 선셋’(2004) ‘비포 미드나잇’(2013)까지 18년 세월을 기다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여유와 기다림은 ‘보이후드’에서 정점을 찍었다. 작품활동이 곧 인생의 역사인 감독을 위해 배우와 스태프도 ‘의리’를 발휘했다. 12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은 매년 만나 15분씩 ‘보이후드’를 촬영했다.
이렇게 작은 여섯 살 꼬마가 18세 소년이 되기까지 영화 '보이후드'는 12년간 촬영을 계속했다. [사진=UPI코리아] |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심심하지도 않은 적당한 드라마도 기분 좋게 와 닿는다. 소년 메이슨의 방황을 잡아주는 가족, 그리고 그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는 조부모, 특히 민머리가 된 메이슨을 격려하는 친구의 메시지가 등장할 땐 제법 찡하다. 23일 개봉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