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오는 2일 삼양그룹이 창립 90주년을 맞는다.
국내에서 평균 기업 수명을 감안하면 90주년은 거의 최고령에 드는 기간이다. 하지만 삼양그룹은 여느 젊은 기업보다 분주하다. 최근 체질 변화를 통한 사업 조정으로 내부에서는 합병과 분할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고 이에 맞춰 새로운 조직문화 만들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1일 삼양그룹 등에 따르면 90주년을 맞이한 삼양그룹은 최근 사업조정이 한창이다. 올해 합병 및 분할, 신설된 기업만 한 손에 세기 힘들 정도다.
삼양그룹의 핵심기업인 삼양사는 다음달 1일자로 삼양밀맥스를 합병하고 재활용 사업부 삼양패키징을 분할 신설할 예정이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임시주주총회도 지난달 29일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앞서 삼양사는 지난 1월 1일에는 는 유지제품 생산 계열사 삼양웰푸드를 합병했고 같은달 14일에는 미쓰비시화학과 합작법인 삼양화인테크놀로지를 설립한 바 있다.
삼양홀딩스도 오는 12월 1일 기계설비 계열사 삼양엔텍을 흡수합병키로 했고 외식 계열사 세븐스프링스는 올 초 삼양푸드앤다이닝을 흡수, 삼양에프앤비로 사명을 바꾸기도 했다.
삼양그룹이 이처럼 본격적인 사업조정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삼양그룹은 그동안 B2B 위주 사업을 영위하는 보수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변화는 기존 삼양그룹의 사업영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삼양그룹은 1일부로 사업조정 이외에도 근무복장 자율화를 도입하는 등 창의적 기업문화 도입에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이번 복장 자율화 시행은 삼양그룹의 사원이사회제도인 C&C(Change & Challenge) Board가 아이디어를 냈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도입한 C&C Board는 과장․대리급 사원 15명으로 구성되며 1년간 활동한다. 회사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아이디어, 사내문제 발굴 및 대안 수립, 신규사업 아이템 등을 김 회장에게 직접 제안하는 제도다.
이른바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실제 삼양그룹 역사로 보면 지금까지 이런 극적인 변신은 수차례 진행돼 왔다.
1924년 고(故) 김연수 회장이 설립한 삼양그룹의 모태 삼수사는 농장경영과 간척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해왔지만 1931년 상호를 삼양사로 바꾼 뒤 굴지의 농장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다. 이후 1955년에는 제당사업을, 1969년에는 폴리에스테르 섬유산업, 무역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후 1980년대 전분당 전문기업인 삼양제넥스를 비롯해 삼남석유화학, 삼양화성 등을 잇달아 인수, 설립하면서 중견그룹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삼양그룹은 식품과 화학, 의약바이오를 그룹 3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변신을 진행하는 중이다. 100년 기업을 목전에 둔 삼양그룹의 90주년이 더욱 각별해지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