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삼성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 제일모직에 이서현의 '패션'이 미래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 7월 삼성에버랜드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해 12월 패션사업부가 삼성에버랜드에 이관된 지 7개월 만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지배기업이면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은 건설, 급식·식자재유통, 레저, 패션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중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패션 37.2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급식·식자재유통 31.69%, 건설 23.32%, 레저 23.32% 등이다.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에서도 패션이 단연 독보적이다. 같은기간 패션은 47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전체 영업이익 59.13%을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서도 향후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패션부문 중 이서현의 브랜드로 통하는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의 경우 론칭 첫 해인 2012년 매출 600억원, 지난해 1300억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잇세컨즈는 올해 50% 이상의 매출 성장이 예상되면서 패션부문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또한 에잇세컨즈는 내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일본과 아시아 시장을 거쳐 유럽과 미국 시장도 단계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제일모직은 최근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글로벌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제일모직과 YG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설립한 네추럴나인(Natural9)은 패션브랜드 노나곤(NONAGON)은 국내외 편집매장과 팝업스토어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2017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노나곤은 국내 대표 패션회사와 케이팝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연예기획사의 협업 브랜드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제일모직은 상품기획자(MD)를, YG는 마케팅 전문가를 네추럴 나인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2년간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다.
영어로 9각형을 의미하는 노나곤은 다양성과 무한성장의 상징한다. 이 브랜드는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힙합으로 대변되는 길거리 문화에 기반을 둔 영 스트리트 캐주얼(Young Street Casual)이 콘셉트다.
이 사장은 노나곤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올해 이탈리아 밀라노(10꼬르소꼬모 본점), 중국 상하이, 홍콩(편집매장 I.T) 등에서 팝업스토어에서 브랜드를 알리며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 노나곤은 우선 편집매장 등에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 방식을 중심으로 영업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제일모직의 기업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삼성생명의 가치이지만 향후에는 다각화된 사업구조가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가져 올 것"이라며 "특히 패션부문의 글로벌 성장 등을 비롯하여 삼성그룹 바이오 관련 신수종사업에서 핵심이 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 극대화 등이 향후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54년 삼성물산, 제일제당에 이어 섬유사업에 도전하며 세운 세 번째 회사다. 두 기업과 함께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셈이다. 당시 자본금 1억환을 들여 창립했고, 사명은 제일모직공업주식회사였다.
주주는 이재용 부회장 25.1%, 이부진 사장 8.4%, 이서현 사장 8.4%, 이건희 회장 3.7%, KCC 17.0%, 자사주 15.2%, 삼성카드 5.0%, 삼성SDI 8.0%, 삼성전기 4.0%, 삼성물산 1.5%, 삼성문화재단 0.9%, 기타 2.9%이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