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깜짝' 금리인하 "ABS 매입 시작"
美 무역적자, 6개월 최저 수준으로 감소
美 실업수당 청구건수, 전망 상회 불구 양호
애플, 전일 이어 하락세 지속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장중 상승폭을 반납하고 약세장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하면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장중 신고점을 경신하는 랠리를 보이기도 했지만 에너지주를 필두로 상승폭을 지켜내지 못하면서 소폭 후퇴했다. 지난달 고용지표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망적인 분위기도 포착됐다.
4일(현지시각)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8.70포인트(0.05%) 내린 1만7069.58을 기록했고 S&P500지수는 3.06포인트(0.15%) 하락한 1997.6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0.28포인트(0.22%) 내리며 4562.2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종전의 0.15%에서 0.05%로 10bp 하향 조정했다. 시중은행이 ECB에 맡기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금리 역시 기존 -0.10%에서 -0.20%로 내렸고 시중은행에 대한 초단기 한계 대출 금리도 기존 0.40%에서 0.30%로 낮췄다.
이같은 조치에 당장 유로화는 달러 대비 1% 이상 하락하면서 1유로당 1.30달러대를 하회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유럽 증시는 급등세를 연출하는 등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을 갖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단순하고 투명한 증권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대차대조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정책위원회 위원들은 이보다 더 많은 조치를 시행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CB는 이와 함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9%, 1.6%로 기존 대비 0.1%p씩 하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 역시 올해 0.6%로 기존 대비 0.1%p 낮췄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전망이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경제 전망이 더 악화될 리스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비전통적 방식의 신용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디플레이션 시나리오를 반전시킬 것"이라며 "옳은 방향으로의 진전으로 시스템으로 더 많은 유동성이 제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린우드 캐피탈 어소사이어츠의 월터 토드 전략가는 "지난달 초 1900선이었던 시장이 빠르게 오르며 신고점 경신까지 하면서 시장이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에는 다양한 역풍이나 재료 고갈로 인한 부진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양호한 경제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지난 7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강한 수요에 따라 6개월래 최저 수준인 405억5000만달러 선으로 하락하면서 제조업 부문 역시 활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통상적으로 무역적자의 감소는 미국내 소비 비중 확대와 더불어 미국산 상품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무역적자는 482억달러로 직전월인 6월의 489억달러 대비 감소하며 지난 2013년 12월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또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을 웃도는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데에는 크게 변함이 없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대비 4000건 늘어난 30만2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0만건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 7월 당시 27만9000건까지 하락한 뒤 지속적으로 30만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도 탄탄한 확장세를 보이며 9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해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한편 전일 급락세를 보였던 애플은 이날도 1% 미만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앤디 하그리브스 퍼시픽크레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6'에 대해 크게 기대할 만한 부분이 없다며 애플의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장은 5일로 예정된 8월 고용지표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