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된 것은 ‘에이징’ 판매 정책이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징은 자사 고객의 타 통신사로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기존 가입자가 해지했다가 제 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신규 가입하는 것이다.
4일 이통 업계에 따르면 에이징 판매는 KT와 SK텔레콤이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정책적으로 불가능하다.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KT는 무조건 에이징, SK텔레콤은 골수 고객이 많아서 KT 보다 덜하지만 그래도 에이징, LG유플러스의 경우 에이징이라는 게 아예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에이징 판매를 못하는 게 아니라 회사 정책적으로 안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SK텔레콤과 KT 관계자는 “한다”며 대조를 보였다.
2분기 해지율을 보면 이통사 중 KT가 2.3%로 가장 높다. 해지율은 전체 가입자 대비 계약을 해지한 가입자 비율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해지를 많이 한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2.1%, SK텔레콤은 1.9%로 가장 낮다.
에이징은 이통사와 판매점, 소비자 모두 혜택이 돌아가는 판매 기법으로 최근 이통사가 자사 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방법으로 적극 이용되고 있다.
우선 이통사는 자사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에 도움이 된다. 판매점이 에이징을 통해 판매할 경유 이같은 ‘공’을 인정받아 보다 높은 판매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기변경 대비 더 많은 보조금을 얻는다.
판매점 관계자는 “기변 보다 에이징 구매가 보조금을 30만~40만원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에이징으로 하는게 여러모로 유리하다”며 “단골 고객 위주로 해오다가 최근에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기변경 시장 보다는 신규 가입자 시장이 압도적으로 크다. 때문에 내달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도입되더라도 에이징 판매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장 반응이다.
지난달 번호이동 시장(알뜰폰 제외)은 40만6590건으로 지난 3월(27만9754건) 이후 가장 낮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4461건, KT는 -1781건인 반면 LG유플러스만 6242건 순증했다. 순증ㆍ순감 단위도 지난 4월 십만에서 수천건으로 줄었다.
시장 변화가 있음에도 ▲SK텔레콤 50% ▲KT 30% ▲LG유플러스 20% 점유율 비중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기기변경 경쟁 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데 주력을 하는 것이고, 이는 곧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결정적인 방법으로 읽힌다.
판매점 한 관계자는 “단통법이 도입되면 아무래도 보조금, 방법적인 면에서 달라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요즘 이통 시장이 얼어붙어 휴대폰 매장들은 단골 고객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유지가 되고 안 되고 차이를 보인다”며 법 준수 보다 실리적인 모습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