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보다 보유지분 가치 급등락 따라 이익 변동 커
[편집자주] 이 기사는 8월 27일 오전 9시 50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정경환 기자] KCC가 올해 상반기 양호한 영업실적을 거뒀음에도 최종적인 이익 수준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KCC가 단순 투자 또는 경영 참여 목적으로 보유 중인 타사 지분에 대한 평가손익이 반영된 탓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C는 2014년 상반기에 총포괄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229억원임을 감안할 때, 약 1166억원이 회계 상으로 빠져 나간 것이다. 올해 반기보고서 상으로도 KCC는 올 상반기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손익 등을 비롯한 기타포괄손익에서 1166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된 데에는 KCC가 보유 중인 타사 지분의 가치 하락의 영향이 컸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현대중공업의 주가 급락이 결정적이었다.
사실 KCC는 제조업체임에도 주식 투자 규모가 아주 큰 회사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KCC는 총 자산 7조194억원 가운데 매도가능금융자산이 1조7705억원으로 자산의 25%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KCC는 올 6월 말 현재 현대중공업 지분을 3.04% 갖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 6082억원이던 현대중공업 지분의 장부가액이 지난 6월 말에는 4095억원으로 32.7% 급감했다.
이는 현대중공업 주가가 지난 연말 25만7000원에서 올해 6월 말 17만7000원까지 31.1%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주식을 실제 처분한 것은 아니지만 장부 상이라도 손실은 손실이다"라며 "그 또한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의미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약 2000억원 손실을 봤지만, 그나마 비상장사 보유지분에서 이익을 봐 그 손실폭을 1000억원 가량으로 줄였다.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 덕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KCC는 2012년 1월 삼성카드로부터 당시 에버랜드 주식 42만5000주(지분율 17%)를 7742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국내 모 대학 경영학과 한 교수는 "KCC 주가는 본업보다 지분가치에 더 좌우되고 있다"며 "제조사인지 투자사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KCC가 보유 지분을 일부라도 매각해 투자 등 기업가치 향상에 쓰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바람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KCC가 취득원가 대비로는 대부분 큰 수익을 내고 있다"며 "그 수익을 현실화해 회사 발전을 위해 쓰면서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KCC가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지분 보유가 회사 사업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KCC가 투자 목적으로 갖고 있는 주식들을 보면, 상장사 기준으로 대부분 과거 현대그룹 계열 회사들이거나 건설사들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현대 관계사인데다 사업적 연관성도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차익 실현 목적의 투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보유로 사업적인 이득을 보는 면도 있다고 보는데, 최근에도 에버랜드 주식 보유가 계기가 돼 삼성중공업 측에도 납품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KCC 관계자는 "구체적인 보유 계기나 목적 등은 밝히기 곤란하다"며 "다만, 상장 주식은 언제든 팔 수 있는 것인데, 현재로선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