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나흘 만에 매수 전환하며 '정책 기대감' 표출
[뉴스핌=이에라 기자] 지난달 국내 증시 연고점을 이끌던 외국인 매수가 주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배당 확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쳤다고 평가하면서 당분간 강한 매수세가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기준금리 인하 신호와 중국의 지표 개선이 확인되면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나흘 만에 매수로 전환, 유가증권시장에서 92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2기 경제팀의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호응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지수는 초반 상승폭을 유지하지 못한 채 2.10포인트, 0.1% 오른 2041.47포인트에 마감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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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대신증권>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발표한 7대 유망 서비스(보건·의료, 관광·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방안의 효과에 대해 “총 15조원의 직접적인 투자효과와 18만명의 일자리 창출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서비스산업은 대표적인 내수산업으로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도 서비스 부문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아베노믹스과 비교되기도 하는 최경환노믹스에 대한 기대를 배경으로,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의 장중 연고점 행진을 이끌던 주역이었다. 7월 한 달간 4조원 이상 순매수를 나타낸 가운데 30일과 31일에는 이틀새 1조원 어치나 주식을 사들이는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2000억원 어치 이상 내던지는 등 이달 들어 2800억원치 순매수에 그치고 있다.
박근혜 2기 경제팀 출범과 함께 배당 확대, 내수 활성화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를 이끌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확인이 필요하다는 관측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팀장은 "지난달 외국인 매수세는 정책 변수에 대한 응답이라고 볼수 있다"며 "그러나 정부 정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하고, 곧바로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인식이 나오며 증시 상승세가 끊겼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 신호 등에 따라 다시 자금 유입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오는 14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류 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 되지는 않아도 장기화될 우려가 있어 글로벌 자금 흐름이 느슨해진 모습"이라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급하게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통위에서 시장의 예상인 25bp 기준금리 인하보다 추가 인하에 대한 내용이 있거나 하면 외국인 매수를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과 정부와의 정책 공조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미 25bp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50bp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있거나 하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이번 주로 예정된 중국 지표들도 주목해야 하는 변수다. 최근 경기 개선 기대감에 중국 증시가 상승했고, 국내 주식시장이 동반 상승한 만큼 중국이 외국인 수급의 중요한 키(Key)라는 얘기다.
13일에는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이 발표되고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공개된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팀장은 "외국인 매수세는 내수 활성화 기대감 보다는 중국의 지표 개선에 따른 영향이 있었다"며 "중국 지표 결과와 유동성에 대한 당국의 멘트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