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부터 독일까지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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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유로존 실물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가하고 있어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리스의 올해 침체 탈출이 불투명해진 것을 포함해 독일 수출 중추가 꺾이는 등 강력한 충격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사진:AP/뉴시스) |
1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50년래 최대 침체를 탈출한다는 그리스의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유럽 식품 수입을 금지하고 나선 데 따라 그리스의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리스의 최대 수출국이다. 그리스와 EU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와 그리스의 교역 규모는 93억유로(12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리스와 독일의 무역 규모를 웃도는 수치다.
유럽 및 외무정책을 위한 헬레나재단의 다노스 도코스 이사장은 “러시아 제재에 따른 그리스의 경제적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여행과 농업 부문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그리스의 겨울철 에너지 공급 역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그리스의 여행 업계는 루블화의 약세 흐름으로 인해 올해 러시아 관광객 수가 20만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3억유로의 업계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독일 경제도 러시아 제재에 따른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독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에 해당하는 수천개의 중소기업이 이미 러시아 수출 급감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기계부터 식품까지 전반적인 산업 섹터의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의 공백으로 매출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52%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 제재가 독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짐작할 수 있다.
독일 중소기업협회의 마리오 오벤 회장은 “러시아 경제 제재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상품 주문이 크게 줄어들고 있고, 올해 기업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독일 상공회의소의 토비어스 바우만 이코노미스트는 “중소기업은 대체로 비즈니스 모델의 분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정 분야에 집중된 기업일수록 러시아 제재에 따른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 3국과 폴란드 역시 러시아 발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전했다.
유럽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리투아니아의 전체 수출 가운데 러시아의 비중은 19.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라트비아의 러시아 수출 비중이 16.2%에 달했고, 에스토니아와 핀란드, 폴란드의 수출 비중 역시 각각 11.4%와 9.6%, 5.3%로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이번 러시아의 경제 제재에 따라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의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0.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충격을 받기는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2분기 러시아 경제 성장률이 0.8%에 불과, 전분기 0.9%에서 뒷걸음질 쳤다. 이는 5분기래 가장 낮은 성장률에 해당한다. 또 이는 당초 예상치인 1.1%에 못 미친 것이다.
모스크바의 알파 캐피탈의 블라디미르 브래긴 리서치 헤드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이미 둔화되기 시작한 러시아 내수 경기가 더욱 후퇴하고 있다”며 “민간 수요부터 노동 생산성까지 전반적인 지표가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