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개인, 장기물 루블화표시 우리다시본드 매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 투자자들이 러시아의 금리 하락에 적극 베팅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추가 경제 제재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맞대응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된 데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악화된 가운데 상황이 단시일 안에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사진:AP/뉴시스) |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3월 이후 15년 만기 루블화 표시 우리다시본드를 35억루블(9700만달러) 규모로 사들였다.
이전까지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들이 사들인 루블화 표시 채권의 만기는 평균 5년이었다. 일본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장기물 채권 매입에 적극 나선 것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고조되는 한편 러시아의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투자자들이 장기물 우리다시본드 매입을 대폭 늘린 것은 러시아 증시의 MICEX 지수가 지난 3월14일 크림반도의 분리 독립 투표 직전 4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과 때를 같이 한다.
지난 2월 냉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갈등 관계가 최고조에 이른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러시아의 기준금리가 8.0%에서 2015년말까지 6.2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년물을 웃돌았다. 이는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의 추가 경제 제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벤스크 엑스포트크레딧 AB의 리처드 아눈드 디렉터는 “제로 쿠폰 본드를 매입할 때 투자자들은 금리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질 경우 원금 손실 리스크가 거의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금리가 제로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일본 투자자들은 고수익률을 찾아 해외 시장의 투자 기회를 더욱 적극 모색하는 움직임이다.
한편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9% 급락한 루블화가 반등할 것으로 업계 애널리스트는 내다보고 있다.
단스케 은행의 블라디미르 미클라세브스키 전략가는 “러시아의 통화정책 향방과 매크로 경제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루블화가 약세 흐름을 보일 여지가 높지만 장기물 국채에 투자할 경우 환손실에 따른 리스크는 지극히 베한적”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