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50억 가량 투자, 동부화재는 '명량', 롯데손보·현대해상은 '해적'
[뉴스핌=윤지혜 기자] 영화 '명량'이 1000만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도 함께 웃고있다.
12일 보험 및 영화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이 영화 배급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장기화 등의 이유로 최근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문화 콘텐츠라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은 것.
<사진제공=뉴시스> |
고객들의 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들에게 영화투자는 투자회수 기간이 짧은 장점에 영화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도 가능하다. 실패하면 손실도 입지만, 투자규모가 작은데다 손실률도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낮은 편이다. 배급사 입장에서는 보험사들의 투자 자금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또 영화 펀드는 보험사가 영화 한편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배급사와 계약을 맺는식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CJ E&M이 조성한 펀드에 일정 금액을 넣고, 올해 CJ를 통해 개봉하는 영화에 투자하는 식이다. 롯데시네마도 마찬가지다. 롯데시네마가 배급하는 약 20~30편의 한국영화에 분산투자한 후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을 투자 비율에 따라 배분한다.
동부화재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안정성을 추구할 수 밖에 없지만 20조원이 넘는 자산에 대한 운용수익률을 올려 고객들에게 보험금으로 돌려줄 것까지 고려해야한다"며 "장기채권같은 신탁투자 외 대체투자처를 찾다보니 참여한 비율만큼 수익을 분배해주는 영화 펀드에 들어가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규모는 50억원 수준으로 20조~50조 단위의 자금을 운용하는 보험사의 재무 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 크지 않은 금액이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문화콘텐츠에 대한 투자 바람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영화의 경우에는 출연진 등을 보고 어느정도 흥행여부를 점칠 수 있고 동시에 보험사의 CI(기업 이미지)도 홍보할 수 있는 효과가 있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현대해상의 한 관계자는 "투자한 영화 도입부와 후반 크레딧(자막)에 회사이름이 노출됨으로써 문화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다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며 "2013년 영화 총관객수 2억 1332만명이고 2009년 이후 연 10.7%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영화사업이 투자에 유리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손해보험의 한 관계자는 "롯데시네마 뿐 아니라 CJ E&M 등 다른 배급사에도 운용 자금 일부를 투자하고 있다"며 "각 보험사나 금융기관들은 항상 투자 채널을 다변화하려는 고민이 필요한데 원금을 보장하는 영화펀드는 안정성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