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리인하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면서 은행주와 보험주에 경보음이 울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경우 은행주는 예대마진 하락, 보험주는 자산운용의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인 타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28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TV토론회에서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을 내년에도 지속해야 한다"며 "정부와 (한은의) 인식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에 기반한 정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 부양 의지를 밝혔다.
최 부총리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경기부양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유독 보험, 은행주에만은 '최경환 효과'가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보험주가 자금운용에 어려움이 생겨 직격탄을 맞을 것이고 은행주의 경우 예대마진이 감소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내려가면 안전자산인 채권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보험주 입장에서는 자금운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파트장은 "보험사의 경우 금리 인하로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금운용의 부담이 훨씬 크다"며 "금리 인하에 따른 보험의 수혜를 기대하는 건 '언 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인하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환율의 움직임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남룡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를 인하하게되면 원화약세 요인이 될 수 있는데, 곡물가 변동 등의 요소를 빼놓고 본다면 수입이 많은 음식료, 정유 업종이 부담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경기부양으로 이어지는 매커니즘을 고려할 때 '피해주'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이사는 "보험처럼 명쾌한 경우를 제외하고 금리가 떨어져서 피해를 보는 업종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예컨대, 유보금이 많은 회사가 금리인하의 타격을 받는다고 해서 업종의 문제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남룡 애널리스트 또한 "은행주는 정부의 LTV, DTI완화 등으로 대출이 살아난다면 오히려 금리인하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은 증시 측면에서 유동성 랠리로 이어질 수 있어 최근처럼 복잡한 경제구조 하에서는 이전의 공식대로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리인하 우려에도 이날 은행주와 보험주는 소폭 오르며 덤덤한 상태다. 이날 오후 2시 41분 현재 은행주와 보험주는 전일대비 각각 2.71%, 0.11% 오른 278.51포인트, 1만7746.37에 거래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