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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투런포를 쏘아올린 세이료고교 투수 이와시타 [사진=유튜브 캡처] |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27일 벌어진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이시카와현 지역예선 결승전에서 세이료고교가 코마츠오오타니고교를 상대로 9회만 9득점, 9-8 역전승했다고 전했다. 세이료고교는 요미우리를 거쳐 양키스에서 활약한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의 모교로 유명하다.
세이료고교 야구부는 이날 제9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 나설 11개 고교를 선발하는 지방예선 결승에서 0-8로 끌려가던 스코어를 9회 말 9-8로 뒤집었다. 이날 승리로 세이료고교는 통산 17번째 고시엔 무대를 밟게 됐다.
세이료고교는 이날 상대 선발 야마시타의 구위에 눌려 8회 말까지 산발 2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패색이 짙던 9회 말, 굴욕의 영패만은 면하고 싶었던 세이료고교 하야시 감독은 “타자일순해서 경기를 뒤집자”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감독의 말은 거짓말처럼 기적으로 연결됐다. 하야시 감독은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를 3학년생 무라나카로 전격 교체했다. 고교생으로서는 마지막일지도 모를 타석에 선 무라나카는 야마시타를 상대로 볼 네 개를 침착하게 골라 1루에 안착했다.
세이료고교의 드라마는 무라나카가 출루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대타로 출전한 3학년생 이마무라가 외야 깊숙한 삼루타를 터뜨리며 마침내 팀의 첫 타점을 기록했다.
추격에 나선 세이료고교는 주자 3루 상황에 적시타 2개와 폭투 등을 보태 4-8로 따라붙었다. 코마츠오오타니고교는 투수를 교체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세이료고교의 기세를 억누르지 못했다. 연속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주인공은 투수 이와시타(3학년). 3회만 6실점하며 흔들렸던 이와시타는 9회 초 코마츠오오타니고교 타자 세 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자신감을 되찾은 상태였다.
힘차게 돌아간 ‘투수’ 이와시타의 방망이에 걸린 공은 힘차게 뻗었고,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와시타의 홈런으로 6-8로 바짝 다가선 세이료고교는 1사 1, 3루 찬스에서 무라나카의 유격수 땅볼 때 추가득점하며 7-8을 만들었고 이마무라의 볼넷에 이은 후속타석의 중전안타로 8-8, 이어 터진 끝내기 안타로 끝내 9-8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9회 타자 13명이 8안타(홈런 포함)를 집중하며 9득점한 세이류고교는 드라마 같은 기록으로 유명하다. 1979년에는 미노시마고교와 연장 18회 사투를 벌였고 1992년 메이도쿠기주쿠고교와 승부에서는 마쓰이 히데키가 5타석 연속 고의 4구를 얻은 바 있다.
모교 선수들의 불꽃승부에 대선배 마쓰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 고시엔에서도 이시카와현 대표로 활약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