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6번째 도전 실패
[뉴스핌=김기락 기자]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기간통신사업 허가 심사에서 6번째 탈락하면서 제4이동통신 정책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4이동통신 정책 방향은 알뜰폰 시장이 커지면서 추진 동력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이용자 보호측면에서도 그동안 재정 능력이 떨어지는 KMI를 사업자로 허가해주기엔 미래부 입장에서 정책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4일 KMI의 사업계획서 등 본 심사 결과 선정기준에 미달함에 따라 기간통신사업자 허가대상법인으로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래부가 정보통신 관련 연구기관 학회 회계법인 등 26개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총 15명으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의 심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번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실패로 KMI는 6번째 고배를 마시게 됐다.
허가대상법인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심사사항별로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총점 7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하나 심사위원단의 사업계획서 심사결과 KMI는 총점 62.3점을 획득해 허가대상법인 선정기준에 미달했다.
◆왜 안 됐나?...매번 재무상태 지적돼
이번 제4이동통신 사업권 획득의 실패요인 역시 이전과 같은 재무적인 평가에서 발목이 잡혔다.
기술적 능력에서는 새로운 기술방식(LTE-TDD) 도입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획득했으나 재정적 능력에서는 최대주주가 설립예정법인이고 계약관계상 주요자본의 원천인 해외자본의 조달계획이 불확실해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또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과 이용자 보호 계획 등에서도 낮은 점수를 얻었다.
이러한 KMI의 심사평가는 이전의 사업권 획득실패에서 지적됐던 부분이다.
실제 지금까지 KMI의 제4이동통신 도전기에서도 매번 재무상태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신청사업자의 재무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으면서 사업자 선정에 걸림돌로 작용됐기 때문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미래부가 KMI 사업 심사에 객관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도 KMI의 부족한 재정 능력으로 인해 사업 불투명 등 정책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4이동통신 정책 궤도 수정 불가피 전망
KMI가 연거푸 기간통신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함에 따라 제4이동통신 정책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싣게 됐다.
제4이동통신의 정책은 지난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가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듬해 제4이동통신사 등 신규 사업자 선정하는 방안이 추진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제4이동통신의 대안으로 저가형 알뜰폰 정책이 부각됐으나 제4이동통신 정책이라는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2011년 7월 본격 출범한 알뜰폰 가입자 수는 점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2012년 10월 100만명에 이어 지난해 8월 200만명을 넘어섰다. 또 지난 3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286만 8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5.2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전체 이동전화 시장의 6%인 33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또 미래부는 지난달 25일 ‘2014년도 알뜰폰 활성화 방안’ 발표를 통해 알뜰폰의 가격경쟁력을 더 높여 시장을 키우기로 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에 이어 KT 자회사인 케이티스와 LG유플러스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알뜰폰 사업자로 허가해주는 등 경쟁을 통한 가계통신비 감소를 유도한 것이다.
최문기 전 미래부 장관은 알뜰폰의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 장관은 “우체국 유통망을 활용하는 알뜰폰 공급으로 작년보다 2배가 많은 33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연말까지 전국 627개 읍면 우체국으로 확산하게 되면 1/2가격으로 이통가입자의 15%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오는 10월부터 단말기 유통개선법이 시행되면 고급단말기 가격이 내려가고 요금할인이 이루어져 시장교란이 정지되고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4이동통신 정책의 명분이 약하다는 시각이 더욱 커지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KMI가 처음 도전할 때와 다르게 지금은 알뜰폰 사업자가 진출했기 때문에 제4이동통신 정책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대기업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대해 시장 독점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더해질 경우 통신 시장과 이용자 보호 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