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1579년 임진왜란 6년, 오랜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은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에 의해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다. 이에 누명을 쓰고 파면당했던 이순신 장군(최민식)은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전의를 상실한 병사와 두려움에 가득찬 백성, 그리고 12척의 배 뿐. 마지막 희망이었던 거북선마저 불타고 잔혹한 성격과 뛰어난 지략을 지난 용병 구루지마(류승룡)가 왜군 수장으로 나서자 조선은 더욱 술렁인다.
그러나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다. “반드시 죽고자 한다면 살 것이고, 반드시 살고자 한다면 죽을 것이다(必死則生 必生則死).” 이순신은 장군은 단 12척의 배를 이끌고 330척에 달하는 왜군을 상대로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을 시작한다.
영화는 모두가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다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극적 반전이 있으리 만무하니 관객 몰입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128분 중 무려 61분 동안 펼쳐지는 해전일 수밖에 없다.
실제 김한민 감독은 해전에 꽤 많은 공을 들였고 그 덕에 영화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물론 러닝타임이 짧지 않은 데다 해전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레 드라마가 약해지다 보니 체감 속도가 그다지 빠르진 않다. 하지만 웅장한 화면과 상대를 꿰뚫는 이순신 장군의 고도의 전술을 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동시에 이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이순신 장군의 심적 갈등과 삶의 고뇌가 스크린 속에 들어왔다는 점도 눈길을 끌만 하다. 이는 주로 극 초반부에 주를 이루는 데 장군이기 전에 아버지로, 영웅이기 전에 또 다른 사람으로서의 그의 모습은 관객이 직접 보지 못한 이순신 장군의 지난 세월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배우 최민식의 세심한 연기로 만들어진 이순신 장군은 백 마디 말보다도 더 많은 것을 전달하는 힘을 가졌다.
물론 최민식 외에도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진구, 이정현, 권율, 노민우, 오타니 료헤이, 박보검 등 배우들도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영화를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다만 ‘이순신 영화’이다 보니 (당연한 줄 알면서도) 영화가 매 순간 모든 캐릭터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데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극 초반부 상당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던 왜군 용병 구루지마와 와키자카(조진웅)의 카리스마 넘치는 대결 구도가 후반부로 가면서 급격히 와해되는 감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순신 장군의 삶은 관객을 전율케 할 만한 감동과 가치가 있고 김 감독이 그려낸 해전에는 서사를 압도하는 강렬함이 있다. 오는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