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달러 1.32달러까지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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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외환시장에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이머징마켓 통화의 상승 흐름이 두드러지는 한편 브레이크 없는 상승세를 연출했던 유로화가 마침내 꺾이는 움직임이다.
◆ 이머징마켓 통화 강세 흐름, 왜?
2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랜드화와 터키 리라화가 4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에 무게를 둔 채 값싼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의 정치권 쇄신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루피아화가 2주간 최대폭으로 뛰었고, 호주 달러화 역시 금리인하에 대한 경계감이 한풀 꺾인 데 따라 2주간 최고치에 올랐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BNP 파리바의 필리스 파파다비드 외환 전략가는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동시에 중앙은행이 부양책에 무게를 두는 상황에는 이머징마켓 통화가 상승 흐름을 타게 마련”이라며 “반면 유로화와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거래일 가운데 14일에 걸쳐 신흥국 통화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히려 이머징마켓 통화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정세 악화로 인해 투자자들이 러시아 관련 펀드에서 자금을 상환한 뒤 이를 이른바 고수익 통화로 옮겼다는 얘기다.
◆ 파운드-유로 강세 흐름 꺾인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상승 추이가 꺾이는 모습이다. 특히 하락 베팅에 나선 투자자들을 번번이 좌절시켰던 유로화가 마침내 본격적인 하강 기류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로화가 23일 장중 달러화에 대해 8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한편 파운드화에 대해 2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린 것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와 관련, 소시에떼 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전랴가는 “유로/달러 환율이 1.35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바닥이 뚫렸다는 의미”라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환율은 1.32달러까지 밀릴 여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파운드화는 영국의 경기 회복이 뚜렷한 한편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라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에 상승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마크 카니 BOE 총재가 파운드화의 강세와 관련,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되는 상황이다.
카니 총재는 파운드화 강세와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부족, 가계 부채 등이 성장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금리인상과 관련해 예정된 수순은 전혀 없다고 강조, 경기 회복에도 서둘러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