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가격 다시 하락…지정학적 리스크 경계감은 유지
[뉴스핌=주명호 기자] 이번 주 미국 국채시장은 말레이시아 항공기 피격 사고 및 이스라엘 가자지구 사태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변동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는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파장이 글로벌 경제 성장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이 앞서고 있어, 장기적으로 국채 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피격된 말레이시아 항공기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는 조사원들. [사진 : AP/뉴시스] |
지난주 17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피격돼 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자, 국채시장은 곧바로 상승세를 펼쳤다. 하지만 주말을 앞두고 미국 경제지표 영향으로 하반기 성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채 가격은 다시 방향을 아래로 틀었다.
다만 여전히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하락폭은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18일 기준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2.485%에 거래돼 여전히 2.4%와 멀지 않은 수준을 나타냈다.
기본적으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CRT캐피탈의 데이빗 아이더 국채 투자전략부문 수석은 "지정학적 긴장이 큰 파장을 일으키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요일 국채가격의 하락폭이 작았다는 점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우려에 대해 경계를 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내셔널 얼라이언스 캐피탈마켓의 앤드류 브레너 국제 채권부문 수석은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발 긴장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국채 수익률이 낮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게리 폴락 국채거래부문 수석은 "안전자산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 10년물 미국채 수익률은 2.40%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여전히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가 올해 완전히 종료되는데다, 미국 경제가 성장 추진력을 지속하면서 물가 또한 상승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의 전문가들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올해말까지 3%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 중반이 될 것으로 예측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기대보다 더 빨리 금리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