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 연속 뮤추얼 펀드 자금 유출, 해외 주식 및 회사채 이동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브레이크 없는 랠리 속에 투자자금을 뺀 월가의 이른바 개미들이 단순히 현금 비중을 높인 것이 아니라 회사채와 해외 주식시장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3월 이후 뉴욕증시가 장기 강세장을 연출한 사이 늘어난 시가총액은 무려 15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버블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발빠른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보다 차익실현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이다.
(사진:AP/뉴시스) |
17일(현지시각) 미국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7월 첫 주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에서 89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빼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뮤추얼 펀드는 11주 연속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유출액은 다우존스 지수가 1만7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따라 더욱 확대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시장조사 업체 EPFR이 상장지수펀드(ETF)까지 포함해 집계한 펀드플로의 경우 미국 증시에서 투자자금이 더욱 급속하게 빠져나가는 정황이 포착됐다.
뉴욕증시에서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은 현금 자산 비중을 늘리는 데 멈추지 않고 회사채 시장과 해외 주식시장으로 발을 옮겼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필 캠포레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놀라울 정도로 유럽 증시에 공격적인 베팅에 나섰다”며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에 매수 열기가 상승하고 있고, 이머징마켓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다”고 전했다.
투자가들 사이에 조정 없는 주가 랠리에 대한 경고는 더욱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아비터 파트너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에릭 베이리치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터넷 섹터를 중심으로 과도한 주가 밸류에이션이 증시 버블을 명백하게 보여준다”며 “증시가 폭락으로 치닫지 않는다 하더라도 10%의 조정 여지는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OTC 글로벌 홀딩스의 캠벨 폴크너 애널리스트도 “최근 2년간 증시가 비이성적인 상승 열기를 분출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일정 부분 해소하기 위해서는 10%의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