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리스크 고조와 기후 변수에 유가·곡물 등 오름세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원자재 시장이 투자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라크와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원유를 포함한 관련 원자재가 상승 흐름을 타는 데다 가뭄으로 곡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각) 씨티그룹에 따르면 연초 이후 원자재 시장에 몰린 투자 자금은 5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무려 50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움직임이다. 또 연초 월가 투자은행(IB)의 전망과 크게 엇갈리는 것이다.
씨티그룹과 골드만 삭스 등 월가의 주요 IB들은 올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거나 제자리걸음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22개 주요 원자재 가격은 올해 상반기 7.1% 상승했다. 이는 MSCI 글로벌 지수 상승률인 4.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의 도시 아카시 부대표는 “연초 이후 원자재 비중을 늘리는 펀드매니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상 기후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투자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 삭스는 향후 12개월 원자재 투자 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면화와 티타늄, 생우 등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크레디트 스위스는 백금과 팔라듐에 대해 강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 섹터 내에서도 옥석이 뚜렷하게 가려진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실제로 연초 이후 커피와 니켈이 각각 37% 급등, 원자재 섹터 가운데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데 반해 면화와 구리는 각각 13%와 4.6% 내림세를 나타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마이클 하이그 리서치 헤드는 “원자재 시장의 가격 등락이 고르지 못하다”며 “곡물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금속의 경우 상대적인 비중을 대폭 낮춘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이 인도의 사탕수수 작황을 크게 해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및 인도네시아의 팜유, 브라질 커피 등의 공급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