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 M&A 요인 등에 반기 증권맨 2000명 넘게 줄어
[뉴스핌=이영기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업계에서 주목할 이슈는 인력구조조정과 대규모 금리상승 리스크에 노출된 점이 꼽힌다.
비용구조 개선을 위한 인력조정에서 2000명이 넘은 증권맨이 업계를 떠난 가운데, 증권사들은 수익창출을 위해 보다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금리 상승 리스크에 대규모로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희망퇴직으로 여의도를 떠난 증권맨이 2000명을 넘어섰다. 수익성 악화로 비용구조를 개선키 위해 증권사들이 줄줄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결과다.
올들어 동양증권이 매각 전 선제적 구조조정차원에서 전직원의 25%수준인 650명, 이후 3월에 부국증권이 45명, 4월 삼성증권이 전직원의 10%선인 300명, 5월에는 하나대투증권이 145명이 떠났다.
통합준비를 위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도 각각 412명과 196명을 퇴직시켰고, 마지막으로 창사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한 대신증권이 302명을 확정했다.
지난 2003년 카드채 사태 이후 11년 만에 반기 만에 2000명이 증권가를 떠난 것은 처음.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력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수익창출을 위해 보다 더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하반기 증권업계의 이슈 중 하나로 금리상승 리스크가 꼽힌다. 올 하반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금리상승 리스크는 증권사들이 금리하락 쪽에 크게 베팅했기 때문이다.
2014년 상반기 주요국 국채 수익률 비교 <자료: 금융투자협회> |
업계에서는 소수의 기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채권의 듀레이션을 늘이며 금리하락에 베팅한 상태로, 차익실현 타이밍을 가늠 중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주가연계증권(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을 통해 유입된 자금의 상당부분이 채권에 투자되면서 금리상승 위험을 고스란히 떠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ELS와 DLS 발행잔액은 73조2327억원이다. 기초자산이 글로벌 증시지수, 환율 등인 경우 채권시장에 유입되지는 않지만 그외 자금은 회사채 시장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69%수준이던 증권사 크레딧 순매수 비중이 5월말에는 77%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의 황수호 연구원은 "이들 자금이 크레딧 시장에 들어오면서 증권사들의 영향력은 커지겠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리스크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수익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하면서 한쪽에선 수익률에 목말라 리스크를 잔뜩 안은 것인 상반기 증권업계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대목이다.
한편, 상반기 이슈 중 독립투자자문업자(IFA)와 아웃도어세일즈(ODS)는 관련법안이 모두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ODS는 법통과와 동시에 영업을 할 수 있도록 IT 등 인프라투자는 완료된 상태다. 이와함게 IFA도입은 향후 증권업계의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엠투자증권은 김고은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 브로커리지가 감소하고 자산관리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IFA의 영향력도 커졌다"면서 "국내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