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유통업계가 비좁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발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경쟁이 어려운 중소업체의 경우 '해외역직구'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역직구 시장 규모는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직구(1조원) 시장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규모지만 그 성장세 만큼은 예사롭지 않은 상황. 오는 2016년에는 1조원까지 시장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해외역직구의 급성장 배경에는 '한류'로 대변되는 국내 문화시장 콘텐츠가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드라마와 음반 등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제품에 대한 인지도도 덩달아 상승했다. 올 상반기에 종영한 한 국내 드라마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관련 상품 매출이 급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까지 온라인 수출상품을 조사한 결과, 뷰티관련 제품이 전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특히 BB크림 등이 포함된 스킨케어 상품은 전년대비 94%나 성장하며 해외역직구 화장품 카테고리의 성장을 이끌었다.
뷰티관련 뿐만 아니라 해외역직구 시장에선 패션업계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아이돌 그룹으로 상징되는 케이팝(K-POP)이 해외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으면서 이들과 관련된 패션업계의 해외역직구 성장세도 심상치 않은 것.
아마존을 통해 해외역직구 사업을 진행하는 중소 패션업체는 K-POP의 인기를 활용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며 미국과 유럽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이제는 아예 국내 시장의 비중을 축소하고 해외 시장에 올인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
현재 해외역직구 통합 솔루션 업체인 카페24는 개인이 직접 해외 현지에 온라인몰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개의 현지 법인(미국, 일본, 중국, 필리핀)을 통해 글로벌 비지니스 플랫폼을 갖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총 2만개의 해외쇼핑몰이 카페24를 통해 판로를 개척했고 올해까지 이들의 판매액을 합치면 총 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는 자체 CBT(Cross Border Trade)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총 200여국 2000억원 규모(2013년 기준)의 해외역직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미 전세계에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비한 만큼, 입점 업체들이 비교적 쉽게 해외역직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국내 상품 판매량은 전년대비 57% 증가했고 이스라엘과 노르웨이의 경우도 각각 58%, 42.5% 증가했다.
11번가 역시 올 초부터 영문사이트를 도입하고 해외역직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중통화결제 시스템을 비롯해 전세계 100여개국으로의 배송 시스템도 이미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상무는 "경기불황으로 해외역직구 시장이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활로로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라며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국내 역직구 관련 업체들도 전문화, 조직화가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