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펀드매니저 100명 중 '아웃퍼폼' 단 1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은행이나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100명 가운데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운용 성과를 거둔 투자가는 단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전문적인 투자가들이 거의 모두 시장에 패배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이는 지난 10년에 걸쳐 지속된 현상으로, 펀드매니저에 의존한 투자자금 운용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하게 하는 연구 결과라는 평가다.
(사진:AP/뉴시스) |
17일(현지시각) 런던시티대학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펀드매니저 100명 가운데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린 투자가는 단 한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8~2008년 사이 펀드매니저들은 시장 수익률보다 1.4%포인트 낮은 운용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운용 수수료를 감안한 수치다.
런던시티대학의 데이비드 블레이크 교수는 “펀드매니저 가운데 시장에 승리하는 ‘스타’는 불과 1%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라며 “순수한 운용수익률만 감안하면 이보다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지만 이를 보수와 수수료 명목으로 챙겨갈 뿐 투자자들에게 환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조사 결과는 규모가 큰 펀드가 작은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사실이다.
대규모 자금을 지속적으로 모집하는 펀드의 경우 기존의 투자 자산 규모가 점차 커지는 만큼 초과 수익률을 올리는 데 불리한 상황에 빠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신규 자금으로 인해 전반적인 수익률이 떨어지는 아이러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펀드 규모가 일정 규모에 달했을 때 이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비용이 높은 펀드매니저에게 투자 자금을 맡기는 것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운용 보수가 저렴한 상품에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특정 지수나 종목을 편입,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운용 비용이 낮아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한편 이번 조사는 영국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516개 펀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