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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이슈] 골프존 기존 사업 '한계'·신규사업 '아직'…과징금 리스크도

기사입력 : 2014년06월13일 11:54

최종수정 : 2014년06월13일 19:44

[뉴스핌=이준영 기자] "지난해 보다 골프존 스크린골프장 사업이 잘 안된다. 스크린 골프장은 겨울철이 성수기인데 지난 겨울 매출이 전년 겨울보다 많이 줄었다. 지난 겨울 하루 평균 1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왔는데 이는 전년의 150~200만원에 비하면 훨씬 적다. 주위에 스크린 골프장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주위에 골프장이 많이 생기니 손님도 줄고 가격 경쟁까지 해야하므로 이용료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경기도에 위치한 어느 골프존 스크린골프장의 직원 이야기다. 이 골프존 업소 반경 300m 내에는 또 다른 골프존 업소를 포함한 두 개의 스크린골프장이 더 있다.

"전국적으로 스크린골프장만 4000개가 넘고 스크린 골프 시설을 갖춘 일반 연습장까지 합치면 6000개가 넘는다. 포화상태다. 특히 스크린골프장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골프존은 매장 주인들의 영업권 보호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골프존 매장주들의 불만이 많다. 한 건물에 스크린골프장이 여러개가 있는 경우도 있다."

한국스크린골프협회 관계자가 밝힌 현실이다.

스크린골프장 포화 현상 때문에 골프존의 기존사업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골프존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이기때문에 현재는 기존사업 둔화를 보완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골프존 주가는 지난 2012년 3월23일 2만4679원 기록한 이후 당시만큼의 주가고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2개월 주가를 살펴보면 지난 4월2일 2만1800원을 기록한 후 지난 12일 현재 2만200원으로 1600원(7.3%) 하락했다. 13일 오전 골프존 주가는 5% 급락하면서 1만9000원대로 추락 중이다.

▲왼쪽부터 골프존 2012년 이후 주가상황, 2014년 4월 이후 주가 상황

◆ 기존사업 한계 도달

 

골프존의 기존사업인 시뮬레이터 기계 판매·교체와 네트워크 서비스(골프코스 소프트웨어 이용료) 부분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크린골프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골프존과 미래에셋증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골프존 매출에서 시뮬레이터 기계 판매·교체 부분은 45%, 골프코스 소프트웨어 이용료 부분은 22%를 차지했다.

한국스크린골프협회에 따르면 스크린골프장은 2003년 도입 초반기에는 300개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스크린골프장 시설을 갖춘 골프장이 전국에 6000개가 넘는다. 스크린골프 전용 매장수만 해도 4000개 이상이다. 이 중 90%가 골프존 브랜드.

이에 따라 골프존 매장주들의 이익이 악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 협회 관계자는 "스크린골프장이 전국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러 손님이 분산되고 매장주인들이 가격내리기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스크린골프장이 더욱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골프존의 시스템을 설치한 스크린 골프장 수도 지난 2012년부터 증가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골프존 설치 점포 증가율은 2011년 약 20% 수준에서 올해 5%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골프존 시뮬레이터 기계 1개당 하루에 운영되는 라운딩수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5.4회로 둔화되고 있다. 지난 2012년의 라운딩 수는 5.5회 이상이었다. 

한 연구원은 "골프존이 시스템을 판매, 설치한 스크린 골프장 수는 2012년부터 실제 그 증가 추세가 둔화되고 있고 골프존시스템 1개 당 하루에 돌리는 라운딩수도 소폭씩 둔화되는 중"이라며 "이 얘기는 결국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이 완연하게 성장둔화 추세에 접어 들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프존의 기존사업들도 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다. 시장 포화 상황에 더해 골프존과 매장업주간의 동반성장 협약으로 신규 기계판매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규 시스템 판매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중 20%를 차지했다.

골프존은 골프존 매장업주들이 시장 포화로 인한 불만을 제기하자 지난 1월27일 스크린골프장 업주들과의 동반성장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지난 4월1일부터 1년간 골프존 시뮬레이터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골프존은 이후 신도시와 불포화 지역 중심으로 골프존 시스템을 판매하는 등 신규 공급도 줄이기로 했다.

한 연구원은 "골프존의 판매 방침에 따라 국내 골프존 시뮬레이터의 신규판매는 2014년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심화될 전망"이라며 "이 부문의 지난해 매출 증감율은 전년비 -33%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45%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체판매 매출이 한 자리수 성장을 계속하겠지만 신규 판매 매출이 감소해 골프존의 올해 제품판매 매출은 1344억원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기계 판매뿐 아니라 매출 비중의 22%를 차지하는 네트워크 서비스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네트워크 서비스 매출은 골프존 이용자들이 유료 골프장을 선택할때 내는 2000원의 수입을 의미한다. 

한 연구원은 "네트워크 서비스 매출은 2014년을 기점으로 둔화되기 시작할 전망"이라며 "전체 라운딩(게임) 중 유료라운딩 비중이 이미 95%에 달해 늘어날 부분이 작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골프존과 현대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체 라운딩 중 유료라운딩의 비중은 55%에서 지난해말 95%에 이르렀다.

골프존 기계 설치 업소들의 증가세 둔화, 업소당 평균 일일 라운딩수 감소, 유료라운딩 이용률 포화 등의 현 상황에서 네트워크 서비스부문 매출은 더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신규사업 분야 현재 가시적 성과 없어…더 지켜봐야"

골프존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규사업 분야도 현재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연구원들은 현재 기준으로 신규사업의 성과가 기존사업들의 성장률 둔화를 보완할 만큼에는 이르지 않았다며 더 지켜봐야 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골프존은 신규사업으로 GDR렌탈 사업과 골프장 사업, 유통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GDR(Golfzon Driving Range)렌탈 사업은 타구를 분석하는 연습장비를 실내외 골프연습장에 렌탈하는 사업이다.

임동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GDR렌탈 사업과 골프장 사업은 현재 이익이 가시화될 만큼의 수준이 아니다"며 "GDR렌탈 부분은 이제 시작 단계로 실제 매출이 미미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임 연구원은 "골프장 사업도 야외 골프장 또한 포화상태이기에 매출이 현재는 큰 편이 아니다"며 "다만 골프 대중화로 골프존이 스크린골프장과의 콘테츠를 결합해서 잘 하면 전망은 좋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골프존은 선운산CC(골프존카운티 선운),안성Q CC(골프존카운티 안성Q), 햄튼Q CC(골프존카운티 안성H) 등을 인수했고 지난 10일에는 자회사 골프존카운티가 웨스트파인GC의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골프존카운티 안성Q와 골프존카운티 안성H는 지난 4월 개장했기 때문에 현재 분기별 매출액이 발표되는 곳은 골프존카운티 선운이 유일하다. 한익희 연구원에 따르면 골프존카운티 선운은 지난해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골프존 영업이익 803억원의 4.7% 수준이다.

골프존이 운영하는 골프용품 유통분야도 현재 본격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 

앞서 한 연구원에 따르면 골프존은 유통업에서 상품매출원가율이 92%에 달해 판매관리비까지 합치면 아직 흑자 상황이 아니다.

그는 "2014년은 유통업 불황이 계속되고, 골프존이 골프존 마켓 6개 정도의 출점을 계획하고 있어 매출 증가율은 전년 11개 출점 대비 다소 떨어질 것"이라며 "골프존 유통업의 상품매출원가율은 92%에 달해 판매관리비까지 감안하면 아직은 흑자를 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 꾸준한 출점의 결과 규모의 경제효과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하면 탄탄한 사업의 한 부문으로 자리 매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 공정위 "골프존 거래강제 관련 43억원 과징금 늘어날 것…검찰 고발 유지"

골프존 업소 점주들에 대한 거래강제 등을 이유로 골프존에 부과한 과징금 43억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 입장에 관련 업계는 골프존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골프존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의지도 유지했다.

13일 정창희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제한 규제개혁작업단 조사관은 "골프존에 부과한 과징금 43억원은 6개월전 안건을 올린 시점의 금액이므로 심의일을 기준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과징금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골프존을 검찰에 고발하는 것도 당연히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8일 공정위는 골프존이 운영하는 쇼핑몰인 비즈넷에서의 프로젝터(5000Ansi등급) 가격은 275만원으로 인터넷 구입시 최저가격 175만원 보다 100만원 가량 비싸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골프존 과징금 증가 발언에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정위의 과징금 증가와 검찰 고발 의지는 골프존에 대한 리스크적 요소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5월8일 당시 골프존을 끼워팔기(거래강제) 외에도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문제 발생 시 점주의 영업손실을 보상하지 않은 부분(거래상 지위남용)과 점주에게 고객과금 업무의 부당한 전가 및 캐시 적립금 부당 공제한 부분도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골프존 관계자는 "공정위의 발표가 100% 다른 것은 아니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기에 법적 대응을 진행중"이라며 "프로젝터를 강매한 것이 아니라 추천한 것이며 프로젝터 가격차이도 시점이 다른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한 골프존 업소 점주는 골프존의 프로젝터 끼워팔기에 대해 "골프존이 시뮬레이터 기계 등을 모두 패키지로 팔아서 구입했는데 골프존 프로젝트가 인터넷의 다른 프로젝트보다 100만원이나 비싼줄 알았으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골프존이 갑의 입장에서 업소 점주들에게 프로젝트를 비싸게 받은만큼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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