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중국 칙사 모시기 안간힘
[뉴스핌=강소영 기자] 세계 명품 시장을 휩쓸던 중국인 관광객이 카지노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각국의 카지노 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11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수년간 불황에 시달리던 영국 카지노 업계는 최근 중국 손님들로 인해 다시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 침체, 부정적 여론과 정부 정책으로 불황에 신음하던 영국 카지노 시장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런던 메이페어 중심가에 있는 호화 카지노 '앰버서더'는 연회비를 500파운드에서 2만 5000파운드로 대폭 올려 중국인 부호 유치에 성공해 유명세를 탔다. 이 카지노의 크리스 블랙 최고경영자(CEO)는 수차례 중국을 직접 방문해 중국인의 취향 분석에 나서고 잠재 고객 발굴에 힘쓰고 있다.
영국 카지노 업계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바카라 게임의 비중을 늘리고, 중국어 구사가 가능한 직원과 중국 요리사를 고용하는 등 중국 고객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남아시아 카지노 업계도 중국인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환구망(環球網)에 따르면, 베트남의 주요 관광지 두 곳에서 중국인 고객을 겨냥한 카지노가 세워질 예정이다. 카지노 건설에 투입되는 비용은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역시 중국인 유치를 위한 카지노 경쟁에 뛰어들었다.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가 악화됐지만, 필리핀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013년 개장한 마닐라 최고급 카지노 리조트인 '솔레어 리조트&카지노'는 중국인 부호를 위한 전문 휴게실을 마련하고,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고용하는 등 중국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호주 카지노 업계 역시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카지노 산업이 발달한 호주에서는 최근 중국인 고객이 크게 늘면서 관련 업계가 사업 규모 확대를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10여 년에 걸친 중국의 호주 광산 투자가 시들해지면서 경제성장 둔화의 위기를 느낀 호주 정부는 카지노 업계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카지노 업계의 매출이 크게 늘고있다. 최근 5년 우리나라 카지노를 찾는 중국인 고객의 수는 245%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제주도는 도내 카지노 업체의 평균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3년도 제주도 카지노 업체 8개의 총 매출액은 2169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50.7%가 증가했다.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장객 또한 34만8000명으로 1년전 22만7000명에 비해 53.3%가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28만9000명으로 전체 입장객의 83%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8개), 서울(3개),부산, 대구,인천 등에 16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있으며, 인천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 복합 리조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