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준영 기자] 한솔제지가 자회사의 부실해소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자회사 이슈 뿐 아니라 한솔제지 자체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솔제지는 한솔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솔제지 주가는 지난해 5월을 고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주회사 전환이 무산되고 과징금(350억원) 부과가 이유였다. 이러던 분위기가 지난달 28일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7일 주가가 1만800원에서 지난 11일 현재 1만2250원으로 1450원(13.4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솔제지의 반등에 대해 한솔아트원제지와 한솔개발 등 자회사 부실이 해소되면서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한솔제지가 자회사인 한솔아트원제지와 한솔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 자회사의 부담을 줄여줬다는 얘기다.
▲한솔제지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상황 |
◆ 한솔제지, 계열사 주식취득으로 계열사 부담 해소
한솔제지는 올해 자회사인 한솔아트원제지와 한솔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자회사들의 부담을 줄여줬다.
우선 한솔제지는 지난 3일 계열사인 한솔아트원제지가 유상증자한 1725만3732주를 289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취득 결정으로 한솔아트원제지에 지난 2009년부터 누적돼 온 재고자산 과대계상 271억원이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한솔제지는 한솔아트원제지의 과대계상 때문에 1분기 249억원의 잡손실을 인식하며 1분기 당기 순손실 19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손세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한솔아트원제지에 유상증자를 통한 289억원을 지원하며 한솔아트원제지의 과대계상 문제를 털어냈다"며 "한솔제지가 한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솔그룹 계열사 부실해소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한솔제지가 지난 2월12일 계열사인 한솔개발의 유상증자 주식 800억원 규모를 취득함으로써 한솔개발의 차입금이 800억원 가량 줄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솔개발이 차입금을 줄이는 과정에서 이자비용이 줄어 흑자전환에 도움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솔개발은 올 1분기 순이익 36억원을 기록하며 3년만에 분기 흑자전환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자회사인 한솔개발에 지난 2월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한솔개발 차입금을 전액 상환할 예정"이라며 "한솔개발의 이자비용이 감소하면서 잠재부실 소멸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솔개발 관계자도 "한솔제지의 유상증자 취득으로인한 지원으로 차입금을 800억원 가량 줄어 이자비용도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1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솔제지가 한솔아트원제지와 한솔개발의 유상증자 주식 취득에 모두 1100억원 규모를 지원한 점도 한솔제지에게 무리가 없는 금액이라는 판단이다.
손세훈 연구원은 "한솔제지는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이상 되고 올해 순이익 500억원을 예상하기에 1100억원의 계열사 주식 취득은 과도한 금액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 "인쇄용지 가격 상승·고마진 특수지 전환 본격…실적개선 가능"
증권가에서는 한솔제지 올해 자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쇄용지 가격이 3% 올랐고 원재료인 펄프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인쇄용지 가격이 3% 인상됐다. 한솔제지의 지난해말 기준 매출중 인쇄용지 비중은 53%로 가장 크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인쇄용지 분야에서 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줄였다.
손 연구원은 "지난 2월 인쇄용지 가격이 전체적으로 3% 인상돼 수익성이 2월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솔제지가 저마진의 인쇄용지에서 고마진의 특수지로 제조 비중을 옮겨가고 있다는 점도 연구원들은 주목했다.
한솔제지와 하이투자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인쇄용지의 영업이익률은 3~7% 수준이고 특수지는 13~19%다. 내수수요도 특수지가 5~10%에 달해 2% 이하인 인쇄용지보다 높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쇄용지중 20만톤을 특수지 10만톤으로 전환중"이라며 "인쇄용지 평균단가가 100만원이고 특수지는 200만원이기때문에 전환완료시 매출액 변화는 없으나, 영업이익은 특수지가 고마진임에 따라 기존대비 20% 내외의 증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1분기 특수지의 판매율이 낮아서 특수지 부분의 1분기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전분기 105억원대비 20% 줄었다. 이에 대해 손 연구원은 지난 1분기에는 유럽쪽의 특수지 판매가 잘 안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분기에는 특수지 전량을 미국시장으로 판로를 바꿔 특수지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늘어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지난 1분기 유럽시장에서 특수지 판매가 잘 안됐는데 2분기에는 전량을 미국시장으로 판매처를 바꿔 가동률이 7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우리가 제조 비중을 높인 것은 특수지 중에서도 감열지인데 감열지의 판매율은 높지만 다른 특수지의 판매율이 감열지보다 낮아 1분기 영억이익이 전분기대비 낮게 나온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에서 감열지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감열지는 카드 결제기계의 영수증용지로 쓰인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