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투자계획에 따라 그룹내 계열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의 유래 없는 공격적인 투자로 점포를 확대하고 나선 반면 신세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점포를 확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유통점을 중심으로 매출을 키워온 계열사들은 희비가 엇갈리는 중이다. 신규점 하나가 그룹 계열사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각별하기 때문이다.
롯데나 신세계의 경우로 보면 신규점포 설립시 롯데푸드와 신세계푸드가 각각 점포에 대한 임직원 구내식당을 맡게 되고 더불어 롯데의 패션기업 엔씨에프, 신세계의 신세계인터내셔날, 톰보이 등의 수입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게 된다.
복합 쇼핑몰로 가게 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롯데쇼핑의 롯데시네마나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부터 신세계의 이마트, 스타벅스 등이 고루 입점할 수 있게 되는 것. 이 외에 면세점, 베이커리 브랜드 등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특히 건설계열사에게 신규점의 유무는 한 해 매출을 좌우할 정도다.
신규점에서 막대한 부가가치와 사업확장의 기회가 유통계열사 뿐 아닌 식품, 패션, 영화산업 등계열사 전반에서 시너지를 내는 셈이다.
현재로서 이런 시너지의 롯데에 대한 기대감이 압도적이다. 롯데는 지난해 아울렛 3개 점을 오픈한데 이어 올해 복합쇼핑몰, 아울렛, 해외백화점 등 모두 8곳의 신규출점을 준비 중이다. 이에 반해 신세계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신규 출점이 없다. 대신 부산 센텀시티점, 강남점 등에 대한 확장공사에만 집중하는 형국이다.
이런 차이는 주요 유통계열사의 계열사간 거래 내역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롯데쇼핑과 신세계(신세계+이마트)의 계열사간 거래 비중은 신규 백화점 출점이 있었던 2012년이 비해 모두 감소했지만 그 폭의 차이는 적지 않다.
지난해 롯데 계열사는 롯데쇼핑과의 거래로부터 총 1조757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8.91% 감소했지만 신세계 계열사는 지난해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 전년 대비 17.88% 줄어든 7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건설계열사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신세계건설의 계열사 관련 매출은 2951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1% 감소한데 비해 롯데건설의 계열사 매출은 1조5992원으로 전년 대비 9.3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내부 거래를 줄이는 분위기고 계열사의 형태에 따라 매출의 성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신규점 진출과 계열사 거래 규모 성장률은 비례한다”며 “투자 형태의 차이가 분명해진 올해에 보다 분명한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롯데와 신세계의 출점 경쟁은 다시 재점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올 초 복합쇼핑몰 법인인 신세계프라퍼티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토확정에 나설 계획이다. 신세계는 내년 김해점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5개의 신규 출점을 예정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