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4가지 근거 들어 소수설 주장
[뉴스핌=박기범 기자] 연초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엔저'가 올 상반기까지는 크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이는 글로벌 자산전문가들의 압도적인 '엔저'예상과 다른 결과이다.
22일 뉴스핌이 28개사 중 설문에 답한 21개사의 설문을 분석한 결과, 이달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중 비중 축소(약세) 및 적극 축소 의견을 제시한 비율은 단기 67%, 중기 62%, 장기 43%로 나타났다. '유지'(보합)과 비중 '확대'(강세)까지 크게 3가지의 선택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엔화는 약세가 우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수설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근거는 크게 4가지다.
첫째, 지난 10월 엔화 약세를 크게 부추겼던 추가 완화에 대한 일본판 양적완화는 단지 소비세 인상에 대한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차원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이건희 과장은 "일본의 양적완화 확대는 4월 소비세 인상에 따른 충격을 감소하는 방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더욱이 추가 양적완화는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아직 합의된 것이 아니다.
하나금융 연구소 장보형 연구위원은 "아직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추가통화 부양책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또한 추가통화 부양책이 없을 때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거의 없어 추가적인 약세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105엔을 넘어서 엔저가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 연구위원은 "105엔을 넘어서 달러/엔이 추가로 상승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마지막으로 다음 달부터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자국 내 송금(repatriation) 역시 엔화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위원은 "2~3월 일본의 회계결산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며 "매년 일본의 결산시즌은 계절적 효과로 작용, 항상 달러/엔 하락 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경상흑자 폭이 커진 점을 고려할 때 내년은 달러/엔 하락 폭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소수설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장기적인 약세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장 연구위원은 "엔화가 내년, 내후년으로 가며 약세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