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재사고 초동 대처에도 인명 피해 잇따라..소방방재 예산은 오히려 감소
[뉴스핌=한태희 기자] 잇단 사고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배가 침몰하고 이곳저곳에서 화재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발생한 사고에선 화재는 초기에 진압됐지만 유달리 사상자가 많았다. 낮은 안전의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건물 관리자와 당국의 안전관리가 부족해 발생한 '인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건물 관리자와 당국의 안전관리가 강화되지 않으면 사고로 인한 참사는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0일 안전 분야 전문가에 따르며 최근 경기도 고양 시외버스 종합터미널과 전남 장성군 효실천사랑나눔병원에서 발생한 사고는 '인재'(人災)에 가깝다.
65명의 사상자를 낸 고양 시외버스 터미널 화재는 방화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화재 현장인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 주변 방화커튼에 문제가 있었던 것.
화재가 감지되면 바로 물이 터져 불을 진압하는 스프링클러와 같은 자동소화설비도 작동하지 않았다. 공사 때문에 스프링클러 밸브를 잠갔기 때문이다. 안전관리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참사가 발생했다.
초기 화재 진압이 빠르게 이뤄졌던 전남 장성 효사랑병원 화재도 사실상 인재다. 화재는 간호사 1명이 환자 34명을 돌보고 있던 시간에 발생했다.
효사랑병원 화재는 불이 난 지 8분, 신고 접수된 지 6분 만에 진압됐다. 초동 대처는 무난했다. 그러나 2층 병실 환자들은 유독가스를 피하지 못했다. 2층에서 당직을 서던 간호 조무사 한 명으로는 환자의 대피가 여의치 않았다.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박재성 교수는 "환자들의 피해를 도울 수 있는 도우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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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지난 28일 새벽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요양병원 별관 건물 2층 화재로 간호사 1명과 치매 노인 환자 등 21명이 숨졌다. 사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감식을 하는 모습 |
정부가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때문에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안전 관련 분야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올해 소방방재 활동에 8725억2600만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소방방재 관련 예산(9964억6900억원)에 비해 12.4% 적은 것이다.
이중 올해 재난·민방위 대응 관련 예산은 128억66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억4900만원(2.6%) 줄었다. 같은 기간 하천 정비를 포함한 방재 관리 예산도 18.3% 감소했다.
강원대 소방방재연구센터 정영진 소장은 "소방방재청 예산이 줄어든 것은 문제"라며 "민간에 일부 넘긴 안전 분야 영역을 공공이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