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포트폴리오·규모 차이…손보업계도 구조조정 불가피
[뉴스핌=정탁윤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과 한화, 교보생명이 잇따라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원 감축에 나선 가운데, 손해보험업계는 상대적으로 잠잠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이어 교보생명도 다음달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15년차 이상 직원 2300여명이 대상이며, 희망퇴직 규모는 수 백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업계 빅3인 이들 대형 생보사가 올해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이유는 저금리 지속에 따른 따른 수익률 부진 등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데 따른 조치다.
앞서 삼성생명이 계열사 전직지원 등을 통해 1000명을 줄였고, 한화생명도 5년만에 300명 가량을 감원했다.
이런 생보업계와 달리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보업계는 아직 인원감축이나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화재가 계열사 전직지원을 통한 인원 조정을 발표한 것이 전부다. 오히려 매각이 진행 중인 손보업계 4위 LIG를 누가 가져가느냐가 관심사다.
생보업계에 구조조정 '칼 바람'이 부는데도 손보업계가 아직 잠잠한 이유는 상품 포트폴리오와 회사 규모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의 경우 5~10년의 장기상품 위주로 과거 2000년대 초반 6% 넘는 확정금리 상품을 경쟁적으로 팔았다. 생보사들의 평균 자산운용 수익률이 5%도 안되는 상황에서 시간이 갈수록 역마진 규모가 확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같은 중단기 상품 위주에다 포트폴리오도 다양해 한쪽의 손실을 다른쪽에서 메울수 있는 구조다.
자산 대비 손보사들의 인원이 생보사보다 적어 몸집이 상대적으로 날렵하다는 점도 손보업계가 감원 바람에서 아직 비켜나 있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장기상품 위주다 보니 금리하락에 따른 역마진 발생 등 회사 경영상 긴축의 이유가 상대적으로 손보사들보다 크다"며 "IMF외환위기 이후 생보사들이 한해 몇 백명씩 대규모로 직원을 채용한데 따른 사내 역피라미드 구조도 인원감축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이는 손보사들 역시 구조조정의 칼을 빼어들 수 밖에 없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보험료율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타개하려 하고 있지만 손보사들의 수익성 구조도 악화되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손보사들도 결국 시기의 문제일뿐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수순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