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멸균우유 시장에서 외국 유제품 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위생기준 도입으로 한국 유제품 기업의 흰우유 수출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멸균우유 시장이 대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보 12일자 '中 새 위생기준 도입…서울우유·남양·매일 등 수출 중단' 참고>
15일 중국광파망(中國廣播網)에 따르면, 2013년 중국 시장에서 수입 멸균우유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가 늘었다. 이 기간 판매된 외국산 멸균우유의 판매량은 19만 5000천t으로 2008년대비 수 백배가 증가했다.
수입 멸균우유의 가격은 중국 국내 생산 제품보다 훨씬 비싸지만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수퍼와 대형마트보다는 온라인 상점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11년 4월부터 수입 멸균우유를 판매를 시작한 중국의 유명 온라인 마켓 이하오뎬(一號店)은 최근들어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 멸균우유 수입당시에는 한 달 판매량이 컨테이너 한 개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하루 평균 15개 컨테이너 분량의 수입 멸균우유가 팔리고 있다는 것. 하루 만에 50개 컨테이너 분량의 수입 멸균우유가 판매된 적도 있다고 이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중국 유제품 시장 중 조제분유 시장에서 외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60%에 육박한다. 이에 비해 수입 멸균우유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낮다. 중국이 매년 수입하는 우유 20만t 가운데 멸균우유의 수입량은 1000만t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앞으로 수입산 멸균우유 시장 점유율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중국 유제품 전문가의 견해다.
중국 유제품 전문가 쑹량(宋亮)은 "중국산 멸균우유보다 수입산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입 우유의 원가가 국내기업보다 30~60% 낮고, 멸균우유는 냉장유통이 필요없기 때문에 물류비용도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욍딩몐(王丁棉) 광둥성유제품협회 부회장은 중국광파망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수입 멸균우유의 시장 점유율이 높지는 않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국 멸균우유 시장이 외국기업에게 잠식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중국 유제품 업계 입장에선 멸균우유 수입량 확대가 걱정할 일이지만, 외국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의 멸균우유 수입량 확대에 따라 외국 유제품 기업의 시장개척 움직임도 활발해 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최대 유제품 기업(SterilgardaAlimenti S.p.A)은 중국 유제품 업체 이리(伊利)유업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중국에 멸균우유를 수출하기로 했다.
유럽 최대의 유제품 기업인 덴마크의 알라푸드(Arla Foods)도 중국 멍뉴(蒙牛)와 협력해 중국에 멸균우유를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호주의 팩텀데일리(PACTUM Daily)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중국 광밍(光明)유업에 멸균우유를 제공키로 했다.
한국기업으로는 농협목우촌 우유, 서울우유, 남양유업,매일유업 등이 중국에 멸균우유를 수출하고 있다.
멸균우유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외국기업과 달리 중국 유제품 업체는 오히려 멸균우유 생산을 줄이고 있어, 외국기업의 멸균우유 시장 진출 전망은 더욱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멸균우유: 초고온 멸균법을 이용해 모든 미생물을 완전히 제거, 냉장보관이 필요없이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도록 처리한 우유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