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특수부대 출신인 여훈(류승룡)은 한밤중에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졸지에 누명을 쓴 채 쫓기던 그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긴급 후송된다. 여훈의 담당 의사 태준(이진욱)은 그날 이후 갑작스러운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되고, 임신한 아내 희주(조여정)마저 납치당한다. 태준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병원에서 여훈을 빼돌려 위험한 동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의 음모를 직감한 여형사 영주(김성령)와 범인 검거율 100%를 자랑하는 광역수사대 송반장(유준상)이 새롭게 사건에 개입한다.
영화 ‘표적’은 그간 수많은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연출한 창감독(윤홍승)이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2008)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원작 ‘포인트 블랭크’(2010)의 큰 줄기를 따르면서도 사건이 아닌 인물 관계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그렸다는 것에 우선 주목할 만하다. 충무로 대세 류승룡이 탄탄하게 극을 받치는 가운데 펼쳐지는 배우들의 앙상블은 환상적이다. 영화를 이끌고 가는 건 크게 류승룡과 이진욱이지만, 놓칠 캐릭터가 하나도 없을 만큼 조직이 탄탄하다.
유준상, 김성령, 조여정, 진구, 조은지 등은 넘치지 않는 선에서 제 역할을 완벽히 해낸다. 그러다 보니 어디 하나 죽는 캐릭터가 없고 영화는 자연스레 안정감을 갖는다. 특히 유준상의 연기가 압권이다. 그는 특유의 능글맞음(?)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한편, 극의 반전 인물로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까지 해낸다.
류승룡의 액션 신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는 이번 영화로 화끈한 액션을 선보이며 마성의 카사노바, 킹 메이커, 바보 아빠에서 또 한 번 연기영역 넓혔다. 물론 류승룡의 액션이 20대만큼 화려하고 날렵할 순 없지만, 그의 액션에는 20대는 절대 흉내낼 수 없는 감정과 무게가 있다. 앞서 창감독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멋보다는 진정성을 찾는 액션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지만, 류승룡의 액션은 진정성뿐만 아니라 충분히 그만의 ‘멋’도 갖췄다.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예측을 넘어서는 기발한 상상과 반전은 영화의 최고 관전 포인트이다. 하지만 이미 전반적인 스토리를 알고 있다고 해서 건질 재미가 없는 건 아니다. 인물의 감정을 담아내면서도 빠른 리듬으로 사건을 훑어가니 긴장감이 팽팽하다. 리듬감 있는 연출에 능한 창감독이 자신의 장점을 활용한 부분이다. 자극적인 장면이 종종 있음에도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연출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는 원작을 봤던 관객들도 충분히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액션 영화에서 대단한 철학이나 감동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표적’은 기대 이상의 볼거리와 긴장감, 그리고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