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컨센서스 1020원, 실적·개별재료 관심 이동
[뉴스핌=정경환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다시 썼으나 증시 반응은 무덤덤하다. 최근 원화 강세가 계속돼 온 데다 기업 실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0원(0.25%) 내린 1032.40원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장 초반 한 때에는 1031.30원까지 내려가며 지난 10일 기록한 연저점을 하향 돌파했다.
이는 우리나라 경상 흑자 폭이 크게 늘어나고, 월말 네고 물량 영향으로 공급 우위가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날 개장 전 발표된 우리나라 3월 경상수지는 73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5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분기별로도 올해 1분기 151억달러3000만달러로 지난 2012년 2분기부터 8분기째 흑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월말 네고 물량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오늘 아침 발표된 국제수지도 계속 잘 나오고 있고, 사실 달러를 매수(롱 플레이)할 만한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음에도, 국내 증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제는 환율보다 실적 발표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중호 동양증권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슬로우(Slow)한 상황이라 큰 영향 없다"며 "큰 폭으로 떨어지거나 하면 모르겠지만, 살짝 빠지는 정도는 그냥 두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실적 발표되는 등 투심이 환율보다는 기업 실적 쪽으로 좀 더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도 보통의 원화 강세 때와는 달리 이날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수석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가면 외국인 매수 강도가 강해져야 하는데, 오늘은 외국인이 팔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매수나 매도가 없는, 한 마디로 관망장세"라고 판단했다.
업종별로도 환율 하락의 영향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세를 띠고 있는 가운데 화학과 전기전자 그리고 운수장비 업종 정도만이 소폭 내리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원화 강세는 자동차업종 외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그나마 오늘은 자동차주 주가도 강보합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로, 포스코는 구조조정 이슈로 주가가 움직이는 등 개별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원/달러 환율 하락이 급작스레 진행된 것도 아니고, 저점 컨센서스도 1020원 대로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