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주 사이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로 35억달러 유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과 유럽의 정크본드에서 발을 빼는 한편 이머징마켓으로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도 이머징마켓의 채권이 연초 이후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자 버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선진국 정크본드에서 이들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하는 움직임이다.
(사진:신화/뉴시스) |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채권시장이 연초 이후 5%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선진국 정크본드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 투자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자 자금 흐름에 반전이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3주 사이 이머징마켓의 채권 펀드로 35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채권 시장에서 250억달러를 빼낸 것과 뚜렷하게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스탠다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에네트 디렉터는 “자산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자금을 이머징마켓의 전략적 채권 펀드로 옮기고 있다”며 “특히 최근 몇 주 사이 자금 이동이 활발하며, 이는 이들 채권이 크게 저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 정크본드의 경우 국가 리스크 없이 높은 프리미엄을 제공해 지난해까지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인기를 끌었으나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
반면 이머징마켓의 경우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터키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가 유동성 유출 및 금리 상승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미국에 비해 상대적인 고수익률 역시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머징마켓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은 미국 하이일드 본드에 비해 평균 175bp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JP 모간의 이안 스텔리 채권 전략가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수익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해 충분한 보상이 될 만큼 수익률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 채권에 적극 베팅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위스 앤 글로벌 애셋 매니지머느의 엔조 포틸로 채권 헤드는 “이머징마켓 채권이 지극히 저평가된 상태”라며 “5년간 선진국의 정크본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았지만 반전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