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의 중기적합업종 선정으로 인해 외식업계의 실적이 줄줄이 곤두박질치는 와중에도 파리바게뜨가 돋보이는 성장을 기록하고 있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경쟁사는 사업을 접거나 적자전환 하는 상황에서도 홀로 영업이익률 성장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파리크라상이 동반성장으로 점포 출점이 제한된 상황을 이용해 ‘경쟁 없는 장사’를 본격화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영업이익 663억18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69% 신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512억6400만원, 당기순이익은 656억67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6%, 10.96% 늘었다. 이로서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기존 3.79%에서 4.02%로 상승했다.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률이 4%대로 올라간 것은 2008년 이후 5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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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크라상의 이같은 수익 증가는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베이커리를 포함, 외식업계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기적합업종 선정으로 인해 점포 확대가 사실상 중단돼, 수익성과 매출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지난해 헛장사를 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매출 9478억6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82% 신장했지만 124억22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 했다. 더불어 크라운베이커리는 지난해 10월 아예 사업을 접으며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
베이커리업계 뿐만이 아니다.
오므토토마토 등을 운영하는 아모제푸드, 불고기브라더스를 운영하는 이티앤제우스도 지난해 각각 10억9200만원, 18억62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썬앳푸드, 놀부, 교촌F&B, 제너시스BBQ 등의 외식업체들도 지난해 많게는 70% 이상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이들의 수익성 악화는 불경기와 동반성장 한파에 따른 출점 제한이다. 특히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매출과 수익성이 상승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에는 이 출점제한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출점이 제한되면서 불경기 속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계는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리크라상의 ‘나홀로 성장’은 업계의 곱지 않은 눈길을 받고 있다. 압도적인 시장 1위 사업자인 파리크라상이 동반성장위 중기적합업종의 덕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베이커리의 경우 전체 2% 규모로만 점포 확대가 가능한데, 파리바게뜨는 현재 3200개의 점포를 보유한 반면, 뚜레쥬르는 1280개 점포에 불과하다”며 “경쟁사의 위협이 크지 않은 만큼 1위 사업자가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영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파리바게뜨는 64개 이상의 점포 확대가 가능한 반면 뚜레쥬르는 25개 수준 불과하다. 2위 사업자로부터의 도전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인지 파리바게뜨는 지난 1월, 수익성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평균 7.3%의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률이 더욱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당시 회사 측은 “원재료비, 인건비 등 원가 상승 요인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가격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당시 경쟁사 뚜레쥬르가 가격인상을 하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이와 관련 파리크라상 측은 원가절감 경영이 빛을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리크라상 관계자는 “지난해 강도 높은 원가 절감으로 인해 더딘 매출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영업이익 성장률 7.69%의 실제 금액은 47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실제 파리크라상의 점포 출점은 2010년 2675개에서 2011년 3095개, 2012년 3175개로 매년 100개 이상 늘려왔지만 지난해는 거의 늘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파리크라상이 다른 외식업계와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좀처럼 경기 회복 소식이 들리지 않는 만큼 힘든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동반성장위의 업종 규제가 끝나는 2016년까지 버틸 수 있느냐의 생존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