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대기업 등기임원의 연봉이 공개되며 연봉 순위를 두고 식품업계가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인상과 소비악화로 인해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여느 CEO 연봉 부럽지 않은 수억원대 두둑한 상여금이 지급된 곳도 적지 않았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상여금을 받은 사람은 바로 최재호 무학 회장이었다.
그는 지난해 받은 34억7600만원의 연봉 중 무려 13억2000만원을 상여금을 통해 받았다. 어지간한 식품업계 CEO의 연봉을 넘어서는 수치다.
그가 이런 상여금을 챙긴 배경은 무학의 기록적인 성장세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무학은 지난해 매출 2400억6500만원, 영업이익 598억300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10.1%, 29.2% 신장했다. 소주 ‘좋은데이’의 판매 호조에 따른 호실적이다.
그 뒤는 남승우 풀무원 총괄사장은 7억원의 상여금을 받으며 두 번째 ‘상여금 킹’ 자리를 지켰다. 그가 풀무원홀딩스로부터 받은 총 연봉은 16억4100원으로 기본 급여 9억1000만원 외의 소득은 모두 상여금으로 올렸다.
풀무원홀딩스 역시 지난해 순조로운 성장을 보였다. 미국 법인의 영업권 감액 및 이연법인세 자산 감액 등의 일회성 손실로 당기순손실은 적자전환했지만 지난해 매출 1조5217억800만원, 영업이익 464억3500만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4.4%, 13.4% 신장했다.
하지만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수억원대 상여가 지급된 곳도 있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에게 지급한 연봉 6억700만원 중 절반 가량인 3억600만원을 상여로 지급했다. 아울러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에게는 상여금 2억5400만원과 1억27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총 6억3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하지만 현대그린푸드의 지난해 실적은 썩 좋지 못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조7627억4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2%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이 684억1900만원으로 전년대비 11.4% 하락했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 악화를 겪은 하이트진로도 비슷한 케이스다.
하이트진로는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에게 2억8500만원의 상여금을 포함해 총 8억5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반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은 1조8974억6900만원, 영업이익은 1610억51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74%, 3.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91억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60%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들에게 부여된 상여금은 표준작업량 이상의 성과를 낸 경우 지급되는 PI(Productivity Incentive)개념으로 임금의 일부라고 봐야한다”며 “초과성과를 나누는 PS(Profit Sharing)와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상여금의 성격에 따라 업계 내부에서는 당분간 적잖은 논란도 나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에서 실적악화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곳이 다수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너의 수억원대 상여금은 적어도 내부의 위기를 전달하는데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식품업계에서는 이 외에도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2억4800만원, 김윤 삼양사 회장이 1억8500만원,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이 1억2600만원 등을 지난해 상여금으로 받았다.
상여금을 아예 받지 않은 오너들도 적지 않았다. 식품업계 최대 연봉을 받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그의 부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을 비롯해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 등은 모두 별도의 상여금을 받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