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12월말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마감일인 31일 가장 핵심 관심사는 오너이자 등기이사에 등재된 재벌 총수의 연봉이다. 지난해 11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연봉 5억원 이상의 등기임원들은 올해부터 사업보고서에 보수총액을 공개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태원 SK 회장이 국내 재계 총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인 300억원으로 조사됐다. 과연 최 회장의 연봉수준이 300억원일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해석의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최 회장이 지난해 받은 60%이상은 성과와 연동된 성과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할 땐 다른 총수들보다 더 적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이날 공개된 2013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등 4개 계열사에서 모두 301억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본연봉으로 94억원을 받았고 나머지 207억원은 성과급으로 받았다.
최 회장이 받은 성과급은 지난 2012년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분이다. 즉 2012년도 경영성과에 연동해 2013년초 지급받은 성과급이 이번 사업보고서에 신고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성과급을 제외하고 지난해 최 회장이 받은 기본급은 액 94억원, 1개사 평균 23억5000만원 수준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LG㈜에서 받은 32억2000만원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도 대한항공에서 기본급으로만 25억6000만원을 받았다.
SK그룹의 경우 연봉시스템이 기본급 보다는 성과급 비중이 높다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즉 경영성과가 좋았던 2012년 경영성과가 이번 보수공개에 포함돼 최 회장 연봉 총액이 두드러져 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얘기다. 역으로 만일 2012년 경영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최 회장 연봉은 지금보다 대폭 줄어들었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 최 회장은 도의적 차원에서 올해초 2013년분 성과급을 받지 않아 올해 연봉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한 고위 관게자는 "기본급 비중이 높아 해마다 일정 수준 이상 고연봉을 받는 다른 기업 총수들과는 달리 성과급 비중이 높은 최 회장 연봉은'부침'이 심할 수 밖에 없다"며 "사상 첫 연봉공개 시점에 경영성과가 좋아 최다액 수령자로 기록했지만 비판적인 시각을 보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외국의 사례에서는 성과급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경우 지난 2012년 연봉이 1000억원을 웃돌았다. 레슬리 문베스 CBS 회장이나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회장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등도 300억~600억원 이상의 연봉을 챙기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