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천재 프로 골퍼 백프로(윤시윤)는 슬럼프를 겪던 중 교통 사고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목소리마저 잃게 된다. 이후 위태로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백프로에게 폐교 위기에 놓인 섬마을 학교 교장이자 백프로의 옛 은사(이경영)은 학교를 사수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바로 스포츠 특기생을 키우자는 것.
아무 것도 모르고 섬마을에 도착한 백프로. 전교생이 6명뿐인 섬에 자신을 체육 선생님으로 주저앉히려 하는 마을 사람들의 귀염 살벌한 음모를 알게 된 그는 어떻게서든 섬을 탈출하려고 한다. 하지만 백프로가 유일한 희망인 마을 사람이 그를 쉽게 놓아줄 리 없다. 게다가 섬마을 최고 반항아 병주(여진구)가 등장하면서 백프로의 섬 생활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영화 ‘백프로’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착한’ 영화다. 영화는 자극적이나 민감한 소재를 주제로 다루지도 않았으며 유혈이 낭자하지도 않는다. 주인공의 앞길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또렷한 악의 축도 없다. 이처럼 시종일관 잔잔하고 예쁜 이야기는 한 편의 동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안긴다. 하지만 이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밋밋하게 만들었다는 단점을 낳았다. 게다가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는 감동적인 포인트를 살리지 못 했다는 점도 아쉬운 지점이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다. 주연 배우 윤시윤과 여진구는 3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두 사람의 남남 케미(Chemistry·사람 사이의 화학적 반응)도 또 다른 볼거리다. 게다가 박상면, 천호진, 이경영, 이원종, 이병준 등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면서 전 국민을 울리고 웃기는 명품조연들의 활약도 재밌다. 감칠맛 나는 이들의 연기는 이야기의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했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누나들의 마음을 훔친 여진구의 풋풋한 어린 시절을 오랜만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