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방크 "미국식 QE 시행 배제 안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시장의 우려에도 지금까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부정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이 행보를 달리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책자들이 연이어 미국식 양적완화(QE)를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 ECB가 마침내 디플레이션을 정조준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신화/뉴시스) |
25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 정책자들이 디플레이션 리스크 극복에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세프 마쿠츠 정책 이사가 “일부 ECB 정책자들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비전통적인 수단을 강구할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하지만 소식통은 그가 미국식 양적완화(QE)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마쿠츠 이사는 “ECB가 디플레이션을 겨냥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확보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식 QE에 대해 반기를 들었던 독일 분데스방크 역시 입장을 바꿨다. 얀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 겸 ECB 정책위원은 “유로존의 디플레이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ECB가 은행권으로부터 채권을 포함한 자산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최대 경제국인 데다 정책적인 영향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ECB의 QE 시행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데 설득력이 실린다.
바이트만 정책위원은 “ECB가 검토중인 비전통적인 방안들은 대부분 과거 시행한 전례가 없는 것들”이라며 “때문에 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깊이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경우 민간 소비는 물론이고 투자와 신용거래까지 대폭 위축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용을 포함한 실물경기가 더욱 크게 꺾일 수 있다는 경고다.
올해 유로존의 물가는 평균 1.0%를 기록해 ECB의 목표치인 2.0%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ECB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로 인하한 뒤 금융시장의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하에 나서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유로화가 강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