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개혁의 최종 해결사로 주목
[뉴스핌=조윤선 기자] 17일로 증감회 주석 임기 1주년을 맞는 샤오강이 개혁과 증시 파동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위해 고심하고 있다.
2013년 3월 17일 그가 증감회 주석을 맡은 뒤 첫 거래일에 상하이 종합지수는 224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후 1년동안 종합지수는 최고 2326.72포인트를 찍었다가 최저 1849.65포인트까지 떨어지는 등 2000~2200포인트를 오르내리며 부진을 벗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12일(2014년 3월 12일)에는 상하이 종합지수가 2000포인트 아래인 1997.69로 밀려났다.
샤오강 증감회 주석은 11일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 상푸린(尙福林)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샹쥔보(項俊波)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과 함께 가진 양회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개혁 과정 중에서 개혁 강도와 시장의 수용능력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지가 증감회의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샤오 주석은 증감회 수장으로서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나란히 배석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와 샹푸린 은감회 주석의 후임이다. 자본시장의 핵심인 중국 증시는 이들 전임자자때도 제도개혁과 시장상황에 있어 숱한 풍파를 겪어왔다.
저우샤오촨 총재가 2000년 2월~2002년 12월 증감회 주석을 맡았을 당시 신주발행체제개혁을 시작하는 등 각종 개혁을 추진했지만, 중국 증시가 최고 2245포인트에서 한 때 최저 1634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지금보다 더 심각한 침체장을 연출했다. 2002년 12월 저우 총재가 증감회를 떠날 때 상하이 종합지수는 1366포인트로 내려앉았다.
저우 총재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상푸린 현 은감회 주석도 증감회 수장으로 재직할 당시, 중국 증시가 최대 6000포인트를 돌파했다가 2011년 10월 이직 시 또 다시 2473포인트로 뚝 떨어진 바 있다.
샤오강 주석은 "개혁은 일정 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점진적으로 끈기있게 자유화 개혁을 추진하다보면 중국도 성숙한 시장으로 발전할 날이 올 것"이라며 자신감은 나타냈다. 다만 그는 "개혁 기간동안에는 증시 파동을 비롯해 침체장이 지속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샤오 주석은 올해 자본시장 개혁 방안으로 '다층적 자본시장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개혁 내용으로 △다층적 증권시장 조성 △채권시장 개혁 심화 △선물·파생품 시장 개혁 △사모펀드 시장 육성 등을 들었다.
자본시장 대외 개방 측면에서는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가 현재 중국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며, QFII와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투자 문호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홍콩·마카오·대만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중국 증권사와 펀드운용사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독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0년 가까이 중국 국유상업은행인 중국은행을 경영해 온 샤오강은 2013년 3월 '주룽지(朱鎔基) 사단'의 금융실세로 이름을 떨친 궈수칭(郭樹清)의 뒤를 이어 증감회 주석에 발탁됐다.
샤오강 주석은 중국은행장을 역임하기 이전에도 14년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 일하면서 부행장을 맡았으며,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중국 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었기에 그에게 거는 시장의 기대가 컸다.
샤오 주석의 취임과 함께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1년여만에 기업공개(IPO)가 재개됐으며, 근래들어 '주식발행등록제' 도입이 추진되는 등 증시 개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올 2월 QFII신규 한도액은 9억 달러, RQFII 신규 한도액은 116억 위안으로, 2월 28일까지 외환관리국이 비준한 QFII와 RQFII 누계 투자 한도액이 각각 523억1800만 달러(약 56조원), 1804억 위안(약 31조44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 2003년 6월 QFII 규모는 4억2500만 달러(약 4500억원), RQFII도 2011년 말 시행 초기단계에 투자 한도는 200억 위안(약 3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그간 홍콩에만 국한됐던 RQFII는 대만과 마카오로 확대되더니, 최근에는 영국, 싱가포르와 각각 800억 위안, 500억 위안 규모의 RQFII 협정을 체결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샤오강 주석은 또 작년 11월 18기 3중전회에서 언급된 '주식발행등록제'를 점진적으로 추진, 중국 자본시장 개혁 방향인 시장화를 이행해 시장과 투자자에게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중국 자본시장 체제 개혁에서 시장의 활력과 공정성, 효율적 경쟁을 제약하는 심사 항목을 정비하는데 주력하며, 중국 자본시장에서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신주 발행의 ‘3고’ 즉 높은 발행가격, 높은 주가수익률(PER), 과도한 자금 모집 현상 등 가격 왜곡 현생을 바로잡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샤오강은 1981년 후난재경대학 졸업 후, 인민은행에 입사하며 중국 금융계에 몸담아 왔다. 1989년부터는 인민은행 정책연구실 부주임과 주임을 4년여간 역임했으며 2003년에는 14년간 일해 온 인민은행을 떠나 중국은행 경영을 맡으며 전략투자자 유치, H주와 A주 상장 등을 포함한 수많은 개혁을 주도했다. 그는 중국 금융 분야 리더로서 금리와 환율 자유화 개혁을 부단히 강조해왔다.
샤오강이 이끌었던 중국은행은 2012년 말 기준, 홍콩과 마카오, 대만을 포함한 35개 국가에 총 613개의 해외 지사를 두고 있으며, 180여개 국가와 지역의 1600여개 은행과 대리은행 관계를 수립했다.
2012년 말에는 중국 은행의 대만 지점이 위안화 결제 은행 자격을 획득해 2013년 2월부터 대만에서 정식으로 위안화 업무를 개시하는 등 샤오강의 지휘아래 중국 은행은 눈부신 발전을 일궈냈다.
중국은행의 총 자산도 2012년 6월 기준 12조8000억 위안(약 2299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샤오강이 지난 2003년 중국은행 이사장에 취임했을 당시보다 3.3배나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샤오강을 진중하고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포용력 있는 리더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인민은행 재직 당시 신탁회사에 대한 정비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중국 신탁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진 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