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위안화 가치 하락 장기화 조짐에 따라 중국의 부동산과 증시는 타격을 입었지만, 해외 자본시장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2월 위안화 가치하락의 영향으로 상당수 QDII(해외 자본시장 투자 자격이 있는 중국 기관투자자) 펀드상품의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5일 보도했다.
금융시장 정보 제공업체 동화순(同花順)에 따르면, 2월까지 102개 펀드가운데 67%에 해당하는 68개의 펀드상품의 투자실적이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지난달 말 A주 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주식형펀드가 큰 폭의 손실을 낸 상황에서 QDII가 의외의 실적 개선을 실현한 것. 지난해 QDII의 수익률은 A주 주식형펀드 다음으로 저조했다.
투자분야 별로 보면 순금과 부동산 투자 펀드의 실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이번달 5일 기준 라이언 글로벌 순금펀드(諾安全球黃金), 하비스트펀드(嘉實基金 자스펀드) 등 순금투자 QDII 펀드의 순자산가치 상승폭은 10% 수준에 달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던 라이언 글로벌 부동산 펀드, GF미국부동산지수펀드(廣發美國房地產指數) 등 QDII 펀드 역시 순자산가치 상승폭이 8%를 넘어섰다.
투자 지역별로는 선진국 시장에 투자한 QDII 펀드가 신흥시장 투자 펀드보다 우수한 투자실적을 냈다.
QDII 펀드의 실적 개선에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위안화 가치 하락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2월 이후 QDII가 투자한 미국 달러와 홍콩 달러 자산가치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펀드회사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월 QDII 펀드의 실적개선은 전세계 증시, 해외 채권 시장 및 순금시장 회복과 위안화 가치 하락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하락의 영향으로 외화 상품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 및 선전(深圳) 에서는 외화자산을 늘리는 투자자가 크게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QII펀드는 현재 중국에서 외국통화에 투자하는 주요 경로가 되고있어, 위안화 가치하락이 QDII 펀드 투자 열기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 예전에는 중국 투자자가 위안화로만 QDII 펀드를 구매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미국 달러와 홍콩 달러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눈에 띄는 점은 사모펀드 역시 외환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사모펀드는 QDII 펀드 계좌를 통해 외국통화 투자상품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모펀드의 책임자는 "준비중인 외국통화 투자상품은 외환시장의 전망성과 국내의 외환투자 수요 확대에 따라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홍콩 등 부동산 시장과 증시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살얼음 정국이다. 5일 중국 증시는 정부의 경제운용 청사진 발표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위안화 가치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달 24일 이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가격 폭락을 우려하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항저우(杭州) 등 중소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홍콩 부동산 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경제뉴스 전문 포털 텅쉰재경(騰訊財經)은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의 첫 희생타로 홍콩 부동산 시장을 꼽았다. 이 매체는 최근 시장 붕괴론에 휩싸인 홍콩과 중국 부동산, 중국 본토 증시 가운데 홍콩 부동산 시장이 위안화 가치 하락에 가장 취약하다는 지적했다.
위안화 가치가 크게 올랐던 지난해 중국 본토와 동남아 자본이 대거 홍콩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현지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중국 본토 부동산 투기 억제와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홍콩 부동산 투자가 큰 인기를 끌었으나,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투자 매력이 급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