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 유럽 7% 등 증시 급등…1월 낙폭 모두 만회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저금리의 패러다임으로 바뀌면서 자산관리에서도 글로벌화가 중요해졌습니다. 뉴스핌은 이런 추세에 맞춰 글로벌 자산관리(GAM: Global Asset Management)에 필요한 전략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내 유수 금융기관들의 단기(1~3개월), 중기(3개월~1년), 장기(1년 이상)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종합해 매월 [뉴스핌GAM]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註]
[뉴스핌=김동호 기자] 연초 하락 출발했던 글로벌 증시가 2월 들어 강한 반등에 나섰다. 추가 테이퍼링(단계적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신흥국 자금유출 불안에 하락했던 세계 증시는 언제 그랬냐는 듯 2월 한달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MSCI 전세계지수는 2월말 410.13포인트로 마감되며, 2월 한달간 4.6% 이상 상승했다. 미국 다우지수도 4%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유럽은 무려 7.3% 가량 올랐다.
앞선 1월 전세계지수가 4%, 미국 증시가 5% 가량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하락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셈이다.
JP모간 톰 리 주식투자전략책임자는 "시장이 강세 흐름을 이어갈 여지가 상당히 높다"며 "주식시장이 2009년 이후 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성숙기에 이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부양책을 축소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시장의 자금 조달 비용이 사상 최저 수준이고,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후된 인프라의 교체 수요도 적지 않고, 소비자들의 자산도 늘어나고 있어 향후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리 전략책임자는 "앞으로 수년간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시의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유럽에 대한 기대감은 특히 높은 상태다. 연준의 테이퍼링으로 성장 모멘텀이 한풀 꺾인 미국과는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이 저금리 유지와 함께 부양책을 펴고 있는 유럽의 회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유럽 국가가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내수 부진을 겪고 있지만, 유로존 경제는 확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도 낮은 수준이어서 저금리 유지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인터내셔널밸류펀드 펀드매니저 제이미 도일은 "연준의 테이퍼링 정책이 미국 주식시장에는 역풍이 될 것"이라며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테이퍼링 같은 걸림돌이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2월 한달간 7.3% 가량 상승했다. 이는 다른 대륙에 비해 단연 돋보이는 상승률이다. 개별 국가로도 아일랜드와 그리스, 덴마크, 포르투갈이 10~11% 가량 상승하며 월간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집트와 칠레가 8~9%대 상승세를 보였으며, 벨기에와 핀란드,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이 상승률 상위 10개국에 이름을 올렸다.
다국적 석유회사 로열 더치쉘과 독일 제약사 바이에르에 집중 투자한 미국 티로우 프라이스그룹은 "과거 유럽의 경기 침체로 가격이 저평가된 세계적 기업들이 유럽에 포진돼 있다"고 조언했다. 블랙록도 "유럽 주변국에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1월 8% 넘는 하락세를 보이며 약세를 면치 못했던 일본 증시는 2월에도 0.5% 가량 떨어지며 다소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1월에 비해 급락세가 진정되며 한달간 집중됐던 차익실현 매도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다.
중국 역시 제조업 경기 둔화 등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했으나 월간으론 1% 가량 상승했다. 1월 부진했던 MSCI신흥국지수도 2월엔 3% 가량 올랐다.
하지만 개별 국가에선 여전히 신흥국들의 약세가 눈에 띄었다. 자금 유출 우려로 급락했던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이 1~5% 가량 하락하며 월간 상승률 하위 10개국에 뽑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취약하고 중대한 하향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신흥국 경제에서 자본 유출과 금리 인상, 그리고 통화가치 절하 등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