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강하고, 일재가 꿈을 펼치는, 책임있는 기업..2017년 '글로벌 탑3' 도약
[뉴스핌=김홍군 기자]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지하의 한 식당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달변가도 아닌 그가 마이크를 잡고 기자들 앞에 선 이유는 국내 화학산업을 선도하는 LG화학 CEO로서의 세가지 꿈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말투는 다소 어눌했지만, 자신의 소신을 느릿느릿 차분하게 풀어 나가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첫 번째 꿈은 ‘R&D가 강한 세계적 소재기업’이었다. 박 부회장은 “LG화학이 지금까지 국내 화학산업을 이끌어오면서 소재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R&D였다”며 “R&D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R&D가 강한 소재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R&D 분야에 45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작년 보다 31% 증가한 590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앞으로도 R&D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LG화학은 3월 중 대전 기술연구원을 증축하게 되며 올해 말 과천연구소를 오픈한다. 2017년 문을여는 LG그룹의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도 연구원을 배치하게 된다.
R&D는 LG화학이 글로벌 탑3 화학기업으로 올라서는 원동력이다. 박 부회장은 “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창출해 2017년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화학이 비슷한 제품 구조를 가진 글로벌 화학기업 가운데 2010년 8위, 2012년 5위였는데, 2017년에는 3~4위로 올라설 것"이라며 “무리한 목표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지난해 23조143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24조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번째 꿈은 ‘인재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터”이다. 박 부회장은 세유백락연후유천리마(世有伯樂然後有千里馬, 세상에 백락 있어야 천리마도 있다.)'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세상 어느 곳이라도 가리지 않고 찾아가 천리마를 발굴해 내는 진정한 백락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그치지 않고 LG화학의 인재들이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며 뛰어 놀수 있는 천리마가 되도록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꿈은 ‘사회와 함께 숨쉬는 책임감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으로, 특히 ‘안전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안전환경은 모든 사업활동에 최우선 되어야 하며, 선택의 문제가 아닌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적 원칙”이라며 “투자활동 중 안전환경 관련 투자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안전환경분야에 9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56% 증가한 14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LG화학은 본사 안전환경조직을 임원급으로 격상시키고, 진단을 전담하는 팀도 신설했다.
동반성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협력회사를 함께 성장할 사업파트너이자 동반자로 인식하는 진정한 동반성장을 통해 글로벌 일등 기업으로 도약하고, 우리 경제 발전의 씨앗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현재 440억원의 상생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공동개발 및 국산화를 위해 430억원을 투자해 총 2700여건의 기술지원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박 회장은 이날 자신의 세가지 꿈과 함께 최근 LG화학을 둘러싼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박 부회장은 최근 진행된 SK이노베이션과의 리튬이온 2차전지 분리막 특허 소송과 관련 "전기차 2차전지가 미래 먹거리라 전세계가 경쟁하고 있고 LG화학이 많은 노력으로 개발해 앞서가고 있다"며 "한 기업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유망 산업을 지키려는 노력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통상임금 및 정년 연장 이슈 등에 대해서는 “이미 정년을 58세로 유지하고 있어 큰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통상임금은 법률 개정이나 행정 지침이 완비되는 것을 봐서 법의 취지에 맞게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북미 셰일가스 기반 화학산업 진출과 관련해서는 "셰일가스의 경우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나 윤곽이 나오면 밝히겠다"며 "카자흐스탄에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 지역 천연가스는 셰일가스에 비해 무척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