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제3의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3D프린팅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D프린터 조형방식 중 하나인 선택적 레이저 소결방식(SLS)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SLS 방식의 특허는 이달로 만료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D프린팅 시장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IT업계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드웨어 시장을 선점한 스트라타시스, 3D시스템즈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워가며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스트라타시스는 국내 시장 확대를 염두해 두고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스트라타시스는 미국 스트라타시스와 이스라엘 오브젯이 합병해 탄생한 세계 1위 3D프린터 업체로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한다.
스트라타시스코리아는 지난 19일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컬러 복합재료 3D 프린터'를 선보였다. 조너선 자글럼 스트라타시스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은 2000만달러 규모 시장을 형성했고, 세계 여덟 번째 규모 시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3D 프린터 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스트라타시스의 국내 주요 고객은 삼성, LG, 현대차 등이다. 신제품은 1대당 5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기업용 시장이 타깃이다. 기업들은 주로 시제품 생산에 이같은 3D프린터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기업용 시장뿐만 아니라 100만원~200만원 수준의 개인용 범용 제품을 내놓는 곳도 있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보급형 제품은 대부분 FDM(수지압출법) 방식을 쓴 것이다. 주로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저가용 범용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FDM 특허는 이미 1992년에 만료됐다.
이달 특허가 만료되는 SLS방식은 분말 형태의 플라스틱이나 금속을 레이저로 가열해 소결·응고시키는 방식으로 FDM보다 더 정교한 제품을 찍어낼 수 있는 고급 기술이다.
FDM방식 특허가 만료되면서 저가 제품이 쏟아진 것처럼 SLS 특허 만료로 현재 수 억원대에 달하는 3D프린터 가격이 내려가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3D 프린팅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과 LG등 국내 IT 대기업들은 아직까지 관련 사업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다. 올해 초 열린 'CES2014'에서 삼성전자가 3D 프린팅 업체인 3D시스템즈사와 협업해 갤럭시노트3를 통해 디자인한 아이템을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서비스를 시연한 정도다.
다만 일부 협력업체들에서 삼성과 관련된 내용이 언급되기도 했다. 유상증자를 추진중인 SMEC는 투자설명서에 "삼성전자의 동반성장 지원 사업을 통해 개발자금을 지원받아 레이저를 이용해 금속표면의 강도를 높이는 3D레이저 열처리 시스템(3D Laser Hardening System) 개발을 완료하였고 12월 경에는 삼성전자에 관련 시제품을 납품했다"고 기재했다.
또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에스티아이도 3D프린터 시제품을 삼성전자에 공급했다는 내용이 일부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관련 사실에 대해 두 회사 모두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삼성이 3D프린터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 계열사에서 신규사업팀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3D프린팅 이 대중화될 경우 각종 산업의 밸류체인(value chain)이 완전히 바뀌면서 산업패러다임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파장에 대해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신규사업 TF는 전 계열사에는 경쟁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우리팀에서는 3D프린팅과 관련한 소프트웨어나 특히 소재쪽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3D프린팅 사업은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육성할 분야로 정한 상태다.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3D프린팅산업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미래부는 3D 프린팅 산업 육성 마스터 플랜을 오는 4월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스트라타시스는 지난 19일 3D프린터 신제품 출시 기념 간담회를 갖고 3린터를 활용해 만든 제품을 전시했다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