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발연기 여신’ 나비(차예련)는 떴다 하면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는 콧대‘만’ 높은 여배우다. 계속되는 구설수와 소속사의 압박으로 나비는 영화계의 샛별 홍진우(조현재) 감독의 첫 연극 연출작 ‘욕망의 실타래’에 출연하게 된다.
그러나 함께 손을 잡기로 한 홍 감독은 그간 영화 속 정사 장면으로 유명세를 치른 19금 전문 예술영화 감독. 그는 연기의 ‘연’자도 모르는 나비에게 내면 연기는 물론, 전라노출까지 요구한다. 홍 감독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나비는 홍 감독을 위기에 빠뜨려 그의 약점을 잡는다. 그리고 무대에 전라노출을 대신 해줄 대역을 세운다.
영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어디선가 본 듯한 식상한 에피소드다. 이야기는 러닝타임(95분) 동안 관객의 예상을 한순간도 빗겨 나가지 않는다. 재미를 위해 가수 나훈아의 기자회견을 패러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이 역시 큰 재미를 주지는 못한다.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이나 그들이 뱉는 대사도 다소 작위적이다. 게다가 등장인물들 모두 지나치게 감정회복에 능하다.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위기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느슨한 스토리 속 쿨(?)한 캐릭터들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러한 단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는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다. 특히 차예련의 연기 변신이 새롭다. 자타공인 ‘차도녀’ 전문배우였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허당 여배우로 변신했다. 그는 나비를 통해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선보이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8년 만에 관객과 마주한 조현재 역시 안정감 있는 연기로 제 몫을 했다.
영화 중간중간 사회적 이슈를 자연스럽게 녹아내렸다는 점도 좋다. 영화는 무분별한 댓글로 연예인을 위협하는 네티즌, 자극적인 기사에만 혈안이 된 언론을 비롯해 연예인 성 접대, 소속사의 강압적인 계약 요구 등 사회적 문제들을 지적한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맞게 너무 무겁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끊었다는 게 마음에 든다.
덧붙이자면, 차예련 혹은 조현재의 화끈한 19금 베드신을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27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