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중앙은행 "광물 수출 금지로 경제성장 둔화 우려"
[뉴스핌=김성수 기자] 신흥국 위기가 진정되면서 인도네시아 경제도 점차 안정화되는 추세다. 다만 지금과 같은 위기진정 국면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심이다.
18일(현지시각)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행하는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현재 인도네시아의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 환율 (19일 기준) [출처: 블룸버그] |
지난 1월 말 외환보유액은 1006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5월 1000억달러 수준을 넘어섰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5.72%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인도네시아 자산 가격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시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전일 4555에 마감해 올해 초 수준보다 5% 이상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화폐 루피아는 지난 13일 달러당 1만2000루피아 선을 회복하면서 신흥국 통화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루피아화 가치 회복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가운데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7.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아구스 마르토와르도조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해 4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로 줄어들었다"며 "이에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대외충격에 취약한 5개 신흥국(Fragile 5) 중 유일하게 금리 인상을 하지 않았다. 터키, 브라질, 인도 등 취약 5개국에 속하는 다른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는 루피아화 가치가 또 한 번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라나 소엘리스티아닝시 자카르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루피아화는 이미 지난해 급락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또 한 번 (루피아 가치가)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경제 펀더멘털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점은 부담이다. 인도네시아가 다시금 대외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물가 및 환율 수준 [출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
지난달 발생한 홍수 피해와 지난해 6월 가솔린·디젤 등의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을 부추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광물 수출을 금지한 것도 인도네시아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12일 가공되지 않은 광물(Unprocessed Mineral Ore)의 수출을 금지하는 신광물법을 발효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해당 광물을 생산하는 인도네시아 동부 지역에서 경제성장이 둔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적자가 완전히 개선될 시점이 언제일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무역수지는 연간 기준 40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인도네시아는 2012년 중반부터 대(對) 중국 원자재 수출이 줄어들면서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나타나고 있다.
경상수지·재정수지 적자란 쌍둥이 적자도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 운용 여지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인도네시아 경제는 아직 대외충격에 취약한 구조"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심리가 급변할 경우 루피아 매도세가 재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