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전자왕국 소니가 무너지고 있다. '혁신'이라는 이미지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부했던 소니가 이제는 그나마 팔리는 사업부를 팔아 연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신용평가사들은 소니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까지 강등시켰다.
소니는 작년에 100억엔(약 1조17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TV사업부의 경우 지난 10년간 총 75억달러(약 8조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소니는 결국 5000명의 인원 감축 방안을 담은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PC 사업은 매각하고 TV사업도 분사킬 계획이다.
이같은 소니의 몰락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일로(silo)'를 꼽는다. '사일로'는 곡류 입자를 보관하는 탑형의 곡류저장고를 말하는 것으로 조직간의 의사소통 없이 자기 부서만의 이익을 쫓는 이기주의를 빗대에 표현한 것이다.
소니의 외국인 첫 최고경영자(CEO)였던 하워드 스트링어는 "소니는 사일로가 너무 많아 소통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소니 내부에서 사일로가 활발해진 배경은 1994년에 도입한 '독립채산제'가 결정적이었다. 사내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했던 당초 계획과 달리 오히려 이윤을 독점하려는 역효과를 불러와 기술 공유가 힘들어지고 기술력만 퇴보하는 결과를 낳았다.
애플의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도 생전에 "독립채산제 때문에 소니는 애플이 되지 못한다"며 소니의 독립채산제를 꼬집었다.
결국 기업경쟁력 제고와 수익 확대를 위해 실시했던 독립채산제는 내부 정치 심화와 수익 감소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와 소니를 절뚝이게 만들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